100억 들였는데…유명무실 비판 직면한 공연전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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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바야흐로 ‘연뮤’(연극·뮤지컬)의 시대다. 특히 뮤지컬 관람 열기가 뜨겁다. ‘시카고’, ‘킹키부츠’ 등 주요 인기작들은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전석 매진돼 공연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정도다. 이같은 폭발적인 인기에 공연장을 달구는 화제작들의 관객 수와 티켓 판매량에도 많은 관심을 쏠리고 있다.

29일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코피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주요 뮤지컬 인기작들의 관객 수와 티켓 판매량을 확인이 불가능했다. 코피스가 공연별 질적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 않아서다.

2014년 구축한 KOPIS는 지난 10년간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일부 공연제작사들의 반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지부진한 운영 속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업계 투명성 제고와 각 공연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위해 실적 데이터 공개를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브로드웨이는 이미 자체 전산망인 IBDB(Internet Broadway Database)를 통해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를 실시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과 연극 작품들의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을 주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브로드웨이와 같은 공연별 실적 데이터 정보 공개가 투자 확대 및 시장 투명성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대유행 직격탄을 맞으며 침체했던 공연계는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면서 역대급 활기를 띠고 있다. 뮤지컬 분야의 경우 ‘엔데믹’을 맞은 2022년 연간 총 티켓 판매액이 2020년과 2021년 대비 각각 194%와 80% 증가했다. 2023년에도 전년 대비 8.0% 증가하면서 단일 분야로만 4500억 원이 넘는 판매액을 달성했다. 연극 분야까지 합치면 ‘연뮤’ 시장의 총판매액은 5000억 원이 넘는다.

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는 “시장이 커졌음에도 공연별 성과를 판단할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보다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KOPIS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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