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수십년 숙원인 핵잠 건조 추진…한미, 뜻 모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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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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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대한민국의 수십 년 숙원이자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자산인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함께 뜻을 모았다"고 14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통상·안보 분야 합의 내용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공동 설명자료)' 발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매우 의미 있는 진전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선뿐만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조차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미국의 조선업이 함께 위대해질 수 있는 발판이 구축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확장 억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도 거듭 확인했다"며 "국방력 강화와 전작권 환수를 통해 한반도 방위에 대한 우리의 주도적 의지를 천명했고 미국은 이를 지지하며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한미동맹은 안보와 경제, 첨단기술을 포괄하는 진정한 미래형 전략적 포괄 동맹으로 발전을 심화하게 됐다"며 "한미 양국이 함께 윈윈하는 한미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유능한 실용 외교를 바탕으로 외교 지평을 넓히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며 글로벌 선도 국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며 "미래 산업 전장의 핵심인 인공지능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엔비디아 같은 세계 최고 기업들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선 "저와 시진핑 주석은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양국 간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지혜를 모아 대처해 가자고 합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와 입장이나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배척하는 건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미국도 중국과 다방면에 걸쳐 갈등과 대립하지만, 한편으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브리핑을 마친 뒤 '팩트시트 발표가 다소 지연된 이유는 무엇이냐'는 취재진 물음에 "한국의 운명 좌우할 수 있는 중요 사안이기에 글자 하나, 사안 하나 이렇게 소홀히 할 수 없어 세부 내용 정리, 아주 미세한 분야까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며 "우라늄 농축, 핵 재처리 문제, 핵잠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약간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정말로 어려웠던 것은 대외적 관계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정치적 입장이 조금 다르더라도 국익과 국민을 위해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주면 좋은데 '빨리 합의해라' '빨리하지 못하는 게 무능한 것이다' '상대방의 요구를 빨리 들어줘라'하는 압박을 내부에서 가하는 상황이 참으로 힘들었다"며 "전면에서 정말 힘센 강자와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협상을 하는데 그걸 버티기도 참 힘든 상황에서 뒤에서 자꾸 발목을 잡거나 왜 요구를 빨리 안 들어주냐고 하는 건 참 견디기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진 유일한 힘은 버티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추가로 새롭게 얻어내기 위한 능동적, 적극적 협상을 하는 게 아니고 상대의 요구에 의해서, 국제질서 재편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일종의 비자발적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최대 무기는 버티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걸린 건 우리의 유일한 힘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불가피하고 유일한 조치였다. 늦었다고 혹여라도 지탄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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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도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한미 정상 회담 공동 팩트시트에서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며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어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부품, 원목, 목재, 목재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는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25%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를 언제부터 15%로 낮출지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의약품 관세의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15%를 넘지 않게 할 방침이다.

반도체 관세의 경우 향후 미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할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했다. 여기서 비교 대상 국가를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 이상인 국가로 한정했다. 또 복제 의약품과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천연자원,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에 대한 15% 상호관세를 없앨 방침이다.

한국은 정부가 기존에 설명한 대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전략 투자 분야에서 미국에 2000억달러를 투자하고, 조선업에 1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MOU에 따른 투자액이 한 해에 200억달러를 넘기지 않도록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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