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이 태동하던 2016년, 정부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제도를 담은 자동차관리법을 시행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자율주행 상용화 수준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중국 우한시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로 발돋움했다.
정부와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서울 일부 지역으로 제한한 자율주행 허용 범위를 도시 전체로 확대하는 자율주행 ‘메가특구’를 선정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의 규제 방식에 매몰됐다간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네거티브 규제’를 확대 적용하려는 것이다.
◇행정조사 절반 줄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메가특구 규제완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정부는 메가특구 내에서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절차 등을 60일 이내로 단축하고, 신청 서류 등 불필요한 행정 조사도 50% 감축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우선 자율주행 메가특구에선 로보택시, 자율주행 렌터카 운행을 지원한다. 택시 등 이해관계자의 반대, 까다로운 운행 요건 등으로 그동안 제한적으로만 시행한 사업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학습에 필요한 주행 데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지원할 예정이다.
로봇 메가특구에선 그동안 차도, 보도 운행이 불가능했던 무인 소방로봇, 배달로봇, 청소로봇의 이용 규제가 풀린다. 현재 산업용 로봇(휴머노이드 포함)은 안전용 펜스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장착된 센서와 인공지능(AI)으로 ‘가상 펜스 기술’을 활용해 공장 도입의 문턱을 낮춘다.
기업 등 소비 주체가 발전 사업자와 자유롭게 재생에너지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사업체와 발전사 간 1 대 1 직접전력구매계약(PPA)만 가능해 중소·중견기업의 접근성이 낮고 가격 협상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특구에서는 모든 소비자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여러 자원을 묶어 판매하는 ‘n 대 n’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렇게 하면 재생에너지 단가도 하락하고 재생에너지 판매에 특화된 ‘미니 한전’ 같은 민간 기업 출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병태 “국민 체감형 규제 개혁을”
규제 합리화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김 장관은 로봇 메가특구 내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 ‘차르(Czar·러시아 황제)’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 스타일이다. 진짜 필요하다”며 “산업 현장의 규제는 다 억압인데, 정부 입장에서는 사고가 나면 안 되니 다 막아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교수인 이병태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지역분과위원장)은 성과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 자유도 순위는 대만보다 훨씬 떨어지는데, 이재명 정부가 끝날 때 경제 자유도가 아시아에서 1등 하겠다는 객관적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가 다 즐기고 있는 차량공유제도를 허용하고, 청년들이 의아해 하는 대형 유통점 강제휴무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일요일 새벽 2시 학교 앞에서 (자동차 운행 속도를) 30㎞로 제한하는데, 전 세계에 이런 나라가 없다”며 “국민 체감형 규제 개혁을 건의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건의하지 말고 직접 해달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종원 호서대 빅데이터AI학부 교수는 적극 행정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인사 평가에 기본점수로 넣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주 재미있는 말씀 해주셨다”며 “국무조정실이 잘 챙겨달라”고 했다. 에스원 고문인 남궁범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은 “수출 2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라며 “국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같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형규/김리안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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