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정부 부처 합동 TF 지시
취임후 첫 호남 방문 시민들 만나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군공항 이전에 대해 무안군이 반대하는 상황을 들은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로 입장을 확인했고 불신이 있으니까 국가 단위에서 책임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직접 해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역 균형 발전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의 온갖 문제를 들여다보면, 결국 수도권이 미어터지면서 생기는 문제가 대부분”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상당 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 부활을 제안한 시민 의견엔 “개인적으로 일정 부분 공감한다”며 “‘과거제가 아니라 음서제가 되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이미 장기간 정착됐기 때문에 폐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하고 전날엔 12월 안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지시하는 등 PK(부산·경남)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이어 이날 취임 후 처음 호남을 찾아 지역 현안을 직접 관리하고 나선 것이다.李 “수도권 집중 해결없인 미래없어” 호남 찾아 균형발전 강조
예정시간 넘겨 140분 타운홀미팅
“밖에서 고함 말고 들어와 얘기하라”
참석자 당초 100명서 3배로 늘어
李, 취임초부터 이례적 지역 행보… “내년 지방선거 염두 아니냐” 해석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을 시작하자마자 “마이크를 줄 테니 들어와 말씀하시라고 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유족이 이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치자 직접 발언 기회를 줄 것을 제안한 것.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이) 청중을 제한했길래 제한 없이 최대한 많이, 오시고 싶은 분들 오셔서 하시고 싶은 말씀 하시게 하자고 했다”고 했다. 경호상의 이유로 미리 선정된 이들만 참석할 수 있는 대통령 행사를 현장에서 개방한 것. 여권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당시 ‘입틀막’ 사건과 대조되는 소통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 문제를 비롯해 지역 현안을 두고 마라톤 토론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라고 하면 엄청 높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분이 있던데 충직한 국민의 일꾼으로서 제1시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李 “수도권 집중 완화 없이 미래 없어”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 호남을 찾아 광주·전남 시민들과 약 2시간 20분간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당초 예고됐던 1시간 20분을 훌쩍 넘긴 것. 대통령실은 참석자를 100명가량으로 제한했으나 이 대통령의 지시로 일반 시민도 대거 참석하면서 300명가량이 몰렸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 문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이 나라에 미래가 없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지역이 수도권과 함께 균형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직접 사회를 본 이 대통령은 특유의 농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너무 떨리는데, 오빠라고 생각하고 말하겠다’는 여성 시민에겐 “오빠라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오빠가 맞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또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산 전남 무안군수 등이 이견을 보이자 “광주가 지원한다지만, (군 공항 부지 개발 이익이) 1조 원이 안 남을 것 같으니 (무안군이) 자꾸 안 믿는 것”이라며 “SPC(특수목적법인)를 구성할 때 무안군이 우선 처분 이익 취득권을 갖는 거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SPC 전문이잖나, 대장동…. 뭐 해 먹는 전문은 아니다”라고 농담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다만 공직자들을 향해선 수차례 “핵심만 말해 달라” “추상적인 대안이 아닌 구체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무안에 국가산단을 유치하겠다는 김 지사의 설명을 듣고는 “너무 낙관적이신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李 취임 초 이례적 지역 행보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역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한센병 환우를 격려했다. 대선 기간이던 지난달 27일 김 여사가 소록도를 방문해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말한 것을 이행한 것. 김 여사는 대선 기간 방문했던 광주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도 다시 찾아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유족들과 면담을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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