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고공행진에 ‘골드뱅킹’ 계좌 1조 눈앞

5 hours ago 1

관세전쟁에 안전자산 수요 늘어
3개 은행 잔액, 1년새 70% 급증
‘공급 부족’ 골드바 품귀도 지속

고객이 은행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그만큼 국제 시세에 따라 금을 매입해 주는 골드뱅킹 계좌 잔액이 빠르게 늘어 1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투자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14일 현재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계좌 잔액은 9534억 원으로 집계됐다. 3개 은행 잔액이 95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대 시중은행 중 나머지 두 곳인 하나, NH농협은행은 골드뱅킹 계좌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

3개 은행의 골드뱅킹 계좌 잔액은 지난해 3월 말(5660억 원)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급증했다.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말 7822억 원에서 올해 1월 말 8353억 원, 2월 말 9165억 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다시 4%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금 한돈 60만원 넘어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골드바 시세가 나오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00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순금 한 돈 가격도 60만 원을 넘겨 60만5000원을 나타냈다. 뉴스1

금 한돈 60만원 넘어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골드바 시세가 나오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00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순금 한 돈 가격도 60만 원을 넘겨 60만5000원을 나타냈다. 뉴스1
골드바 품귀 현상 역시 지속되고 있다. 현재 5대 시중은행 중 골드바를 판매하는 곳은 신한, NH농협, 하나은행 등 세 곳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8일,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골드바 주요 공급처 중 한 곳인 한국조폐공사가 지난달 물량 부족으로 골드바 공급을 잠정 중단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3개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147억 원에 그쳤다. 올 2월 5대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883억 원으로 1월(270억 원)의 3배 이상으로 급증한 바 있다.

골드바 1kg을 판매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17일부턴 LS MnM으로부터 공급받을 골드바 10g짜리와 100g짜리의 사전 판매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3.75g, 10g, 100g, 1kg짜리 골드바와 삼성금거래소의 37.5g, 187.5g, 375g짜리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1kg짜리 골드바만 팔고 있다. 한편 국제 금값은 이달 14일 온스(31.1g)당 3000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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