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마흔 살 나이에 미국 권력 서열 2위 자리를 꿰찼다. 역대 미국 부통령 중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쥐었다고 평가받는다. 그 뒤엔 록브리지 네트워크가 있다.
밴스 부통령의 정치적 성공은 기적적이다. 그는 약물에 찌든 이웃이 널린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풍비박산 난 가정에서 자랐다. 역경을 딛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고, 이후 투자업계에 진출해 경력을 쌓았다. 2016년 펴낸 자전적 에세이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다. 이 무렵 투자업계에서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청년 밴스는 2016년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를 향해 “멍청한 놈”이라고 독설을 퍼붓는 등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가톨릭을 받아들이고 후원자를 결집해 2019년 록브리지 네트워크를 창립 했을 때 밴스는 미국 신보수의 기수가 될 준비를 마쳤다. 이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고 2022년 30대 나이로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이어 지난해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돼 부통령으로 선출됐다.
지난 3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에서 밴스 부통령은 전 세계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두 정상의 회담 도중 끼어들어 “미국에 고맙다고 말하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윽박지르는 모습을 통해서다. 밴스 부통령의 정치적 야망은 다음 대선을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면 권력을 물려받아 ‘트럼피즘’을 이어가겠다는 게 밴스와 록브리지의 구상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전문가는 “록브리지 네트워크는 미국의 신(新)경제 엘리트와 정치권력의 강력한 결합”이라며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밴스 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