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은 시작일 뿐…물가·금리·신용, 진짜 위기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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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6-04-10 오전 8:10:25

    수정 2026-04-10 오전 8:10:25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IBK투자증권은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실제 종전으로 이어지더라도 시장이 곧바로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유가와 환율이 추가 하락하고 주식시장도 반등할 수 있겠지만, 이미 발생한 충격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흔적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종전 이후엔 물가와 금리, 신용지표의 흐름을 핵심 체크포인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IBK투자증권)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종전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주목해야 하는 것은 물가와 금리 그리고 신용지표의 흐름”이라며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경기 하락 또는 침체로 연결되는 고리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본질적으로 유가와 연결될 수밖에 없고, 과거에도 이례적인 유가 급등은 시차를 두고 미국 경기 하락이나 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그 연결 경로가 바로 물가 상승과 금리 부담, 신용위험 현실화라는 설명이다.

특히 유가가 전쟁 종료 이후 빠르게 하락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은 곧바로 떨어지지 않고 시차를 두고 완만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복잡한 공급망을 거치며 전가된 가격 상승 압력과 환율 변수 등이 한꺼번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이란전이 상반기 중 마무리되고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더라도, 미국 물가는 하반기 내내 전쟁이 없었을 경우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존 유동성과 관세발 인플레이션 효과까지 고려하면 올해 미국 물가가 3% 이상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높은 물가는 다시 높은 금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과거 유가 급등 국면 이후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된 사례가 많았고, 이번처럼 연준이 정책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여건에서도 시장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볼 대목으로 이 부분을 지목했다.

정 연구원은 결국 가장 민감하게 봐야 할 지표로 신용위험을 꼽았다. 금리 상승은 신용위험을 현실화시키는 촉매가 되고, 신용위험 확대는 투자와 고용,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최근 미국 신용시장은 과거 위기 국면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신용스프레드가 지난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상승 추세로 돌아섰고 뉴욕연은의 회사채 스트레스 지수도 이란전 발발을 계기로 급등했다. 이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인공지능(AI) 투자 수요 확대에 따른 외부자금 조달시장 잠식과 사모신용시장 경고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유가 충격이 남긴 물가와 금리 부담, 그리고 자금조달 환경 악화가 미국 경기의 새로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휴전이 종전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시장이 안도 랠리만 바라봐선 안 되고, 이후 남는 상처가 어디서 현실화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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