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창덕]농사도 AI 로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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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과학자인 노먼 볼로그였다. 미국인인 그가 고수확 곡물 품종을 개발한 덕분에 멕시코는 1956년 처음 자급자족을 달성했다. 1960년대 인도와 파키스탄의 식량난 극복에도 그의 기여도가 컸다. 이를 ‘녹색혁명’이라 이름 붙인 볼로그는 “식량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도덕적 권리”라고 했다. 그 이전 17세기 영국에서도 농업혁명이 있었다. 4가지 작물을 돌려 지으며 휴경지를 없앴고, 농기계를 도입한 게 핵심이었다. ▷21세기의 농업혁명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10여 년 전부터 현장에 적용돼 온 스마트팜은 재배 시설을 원격 제어하는 1세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이 생육 관리를 하는 2세대가 일반화됐다. 그리고 AI가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3세대가 등장했다. 동아일보가 만난 농업기술기업 그린씨에스는 파프리카 재배용 AI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우수 농가 데이터를 학습해 80여 개 변수 중 일부를 AI가 직접 판단하는 방식이다. 로봇이 최종 노동력을 제공하는 4세대도 현실화가 임박했다. 농업 현장에 ‘피지컬 AI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애그테크(농업+기술) 확산은 청년층의 농업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농업, 어업, 축산업은 생물을 다루는 일이어서 ‘숙련도’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데이터와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청년들도 경험의 간극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게 된다. 청년 농업인 석범진 씨(36)는 충남 아산시에서 아내와 함께 오이 스마트팜을 운영해 1년 만에 약 2억 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경남 의령군으로 귀농해 국화와 수국을 기르는 서현준 씨(33)도 정밀 환경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팜으로 올해의 기록적인 폭염을 견뎠다. ▷AI 기술 적용이 생산 단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농산물의 품질 측정, 상품 선별, 포장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마트 유통센터가 대표적인 활용처다. 축산 분야에선 도축과 발골을 숙련공 수준으로 해내는 AI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농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180억 달러(약 25조 원)에서 2031년이면 4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미국의 84% 수준에 그친다는 국내 농업용 로봇 기술 수준을 빨리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농경 사회가 시작된 후 1만 년간 인류는 ‘품종 개량’과 ‘생산성 증대’에 매달려 왔다. 수렵과 채집에 비해 농사의 육체노동 강도가 훨씬 커졌기 때문에 이를 효율화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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