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 차린다' 단언했던 알티, 수장의 길 택한 사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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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꿈이 커졌어요.”

음악 프로듀서 겸 DJ 알티(R.Tee, 본명 김중구)가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알티스트레이블(RTST LABEL)에서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알티는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 블랙핑크의 ‘불장난’,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핑크 베놈’(Pink Venom), 리사의 ‘머니’(Money) 등 다수의 인기곡 작업에 참여해 K팝계에서 입지를 다진 히트곡 메이커다. 빅뱅과 블랙핑크뿐 아니라 에스파 윈터, 위너, 아이콘, 전소미 등 여러 인기 K팝 아티스트들과 협업했고, Mnet ‘쇼미더머니11’ 프로듀서로도 활약했다.

알티는 최근 더블랙레이블이라는 든든한 둥지를 떠나 알티스트레이블 수장으로 나서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직접 설립한 레이블을 통해 “독보적인 음악성을 갖춘 세계적 아티스트를 양성하겠다”는 게 알티의 포부다.

(사진=알티스트레이블)

“멋진 예술가들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 글로벌 음악 시장으로 나아가는 솔로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것, 그리고 대한민국을 전자 음악 강국으로 만드는 것. 이 3가지가 알티스트레이블로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다양한 분야 아티스트 스타로 만들 것”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던 알티는 알티스트레이블을 통해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명인 ‘알티스트’은 제 활동명인 ‘알티’와 ‘아티스트’를 합쳐 만든 거예요. 인플루언서, 화가, 요리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재능 있는 분들까지 스타로 만들어주고 싶어요. 음악에 목숨을 건 저처럼 뜨거운 피를 가진 아티스트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앞서 알티는 2023년 1월 이데일리와 진행한 개별 인터뷰에서 음악 레이블을 설립할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단언컨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알티는 “지금처럼 음악 프로듀서와 DJ 활동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게 꿈”이라고 했었다.

과거 인터뷰 이야기를 꺼내자 알티는 “‘단언컨대’라는 표현은 이제 조심해서 써야겠다”며 폭소를 터뜨렸다. 이어 그는 “일을 크게 벌이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회사를 차릴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며 “그러던 중 이사를 하기 위해 찾은 성수동을 거닐다가 불현듯 ‘이런 멋진 동네에서 회사를 차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꿈이 커졌고, 그렇게 알티스트레이블을 만들게 된 것”이라는 뒷이야기를 밝혔다.

아울러 알티는 이제는 옛 둥지가 된 더블랙레이블을 언급하면서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일원으로서 더블랙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연이어 접하며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홀로서기를 택한 데 대한 테디의 반응은 어땠냐는 물음에는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사진=알티스트레이블)
(사진=알티스트레이블)
◇전소연 참여곡으로 레이블 활동 포문

알티는 지난 10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싱글 ‘담다디’(DAMDADI)를 발매하며 알티스트레이블의 출범을 정식으로 알렸다. 앞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새 싱글을 내는 것이 목표란다. 알티는 “요즘 ‘쇼미더머니’ 출연 때처럼 하루에 2~3시간 정도만 자면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며 웃었다.

“싱글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싶어요. 여성 아티스트분들과의 케미가 좋았던 만큼, 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로는 아이유 씨와 비비 씨를 꼽겠습니다.”

이번 싱글 타이틀곡인 ‘담다디’는 팝 기반 하우스 장르 곡으로, 그룹 아이들 멤버 전소연이 피처링 아티스트로 나섰다는 점이 돋보인다. 알티는 “‘담다디’는 지난해 4월에 작업해 둔 곡인데, 그 이후 만든 20여 곡이 이 곡을 못 이겼다. 그 정도로 만족감이 높은 곡”이라며 자신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표했다.

“누군가를 강렬히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에요. 가사가 마치 주문처럼 들린다는 점이 감상 포인트죠. 몽환적 감각 안에 굵은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곡 작업을 진행했고, 뮤직비디오는 재미와 위트와 초점을 맞춰 곡의 분위기와는 다른 결로 제작했습니다.”

피처링 아티스트 전소연과의 협업 계기에 대해선 “이전까지 직접적으로 ‘팬심’을 드러낸 적이 없었지만 사실 전 전소연 씨의 은밀한 팬이었다”고 운을 뗀 뒤 “언제가 무언가를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올 초 소연 씨에게 연락이 와서 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곡가이자 플레이어 활동을 병행하는 분이라 저와 잘 맞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저와 캐릭터는 달라서 같이 작업하는 게 재밌었고요. 말도 안 되게 바쁠 텐데,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함께해줘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사진=알티스트레이블)

수록곡 ‘스위치 아웃’(Switch Out)은 테크노 사운드와 알티 특유의 에스닉한 감성이 어우러진 연주곡이다. 알티는 “해외 아티스트들이 선보이는 전자 음악과는 다른 결을 지닌 음악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동서양의 감성이 어우러졌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싱글에 전자 음악 장르의 곡을 항상 포함할 생각”이라며 “‘한국에서도 이런 전자 음악이 나올 수 있구나’라는 반응을 얻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알티는 알티스트레이블을 이끌면서 외부 프로듀싱 작업도 계속해서 이어갈 생각이다. 국내외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DJ 알티로서도 대중과의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다.

“남자가 칼을 들었으면 뭐라도 썰어야 하잖아요.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목표들을 모두 이뤄내기 위해 전투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테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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