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위험 낮다지만 치사율 75%…‘치료제 없는 뇌염’ 니파바이러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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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위험 낮다지만 치사율 75%…‘치료제 없는 뇌염’ 니파바이러스 온다

입력 : 2026.02.05 14:10

지난달 인도서 확진자 2명 발생
아시아 일부국가 공항 검역 강화
치명률 40~75% 고위험 감염병
잠복기 45일까지…무증상 유입 우려
질병청 “동물·오염 식품 접촉주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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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치명률이 최대 75%에 달하는 니파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의료계와 방역 당국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새 추가 확진이나 중증 악화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질병관리청은 발생 국가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5일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 인도 서벵골주에서 니파바이러스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이에 태국, 네팔, 대만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인도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체온 측정과 증상 확인 등 공항 검역 절차를 대폭 강화하며 유입 차단에 나섰다. 다만 현재까지 인도 외 다른 국가로의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여상구 질병청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지난달 말 이후 추가 환자 발생이나 기존 환자의 상태 악화에 대한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며 “다만 바이러스 치명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이 국내 유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니파바이러스의 까다로운 특성 때문이다. 니파바이러스의 잠복기는 통상 4~14일이지만 최대 45일까지 보고된 사례도 있어 무증상 상태로 입국할 경우 공항 검역만으로는 완벽한 차단이 어렵다. 여기에 국내에는 상용화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유입시 제2의 메르스 사태와 같은 보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염준섭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 유행 사례를 보면 지역에 따라 사망률에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위험도가 매우 높은 감염병”이라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처음 보고됐을 당시 사망률은 30~40% 수준이었고 방글라데시에선 약 70%, 인도에서는 90%에 근접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현재까지 특이적인 치료제가 없어 환자 치료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니파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는 자연 숙주인 과일박쥐나 감염된 돼지 등 동물과의 직접 접촉이다. 특히 박쥐의 체액에 오염된 생대추야자수액이나 과일을 섭취해 감염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한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해 의료기관 내 집단 감염 위험성도 적지 않다.

염 교수는 “말레이시아에선 정글 개간과 함께 돼지 사육이 확대되면서 과일박쥐가 보유한 바이러스가 돼지를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됐다”며 “반면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는 과일박쥐가 야자 열매 즙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타액으로 열매가 오염되고 사람이 이를 섭취하면서 감염되는 사례가 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중보건학적으로 니파바이러스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염 교수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처음 감염된 이후 의료기관이나 가정 내에서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 가족, 친인척 등을 중심으로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특성은 과거 메르스 사태와 유사하며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의 경과는 매우 치명적이다. 일반적으로 발열과 두통 등 감기 몸살과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이후 현기증과 의식 저하 등 신경계 증상으로 빠르게 악화된다. 심한 경우 24~48시간 이내에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뇌염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생존하더라도 환자의 약 20%는 발작 장애 등 신경학적 후유증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들은 니파바이러스의 치명률이 40~75%에 이르는 점을 들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고위험 병원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니파바이러스를 ‘우선 관리 병원체’로 지정했다. 질병청 역시 지난해 9월 이를 제1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다만 WHO는 현재 상황에 대해 ‘지역적으로 제한된 발생’이라며 과도한 불안은 경계했다. WHO 보건긴급프로그램 관계자는 외신 인터뷰에서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 가운데 추가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로서는 확산 위험이 낮다”고 말했다. WHO는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변이 여부를 추가로 평가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한 상태로, 해당 지역 출국자에게 감염병 예방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해외 여행객들에게는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음료나 식품 섭취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 과장은 “니파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라 밀접 접촉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만큼 손씻기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발생 지역 방문시 불필요한 현지 병원 방문을 자제하고 야생동물 접촉이나 오염 가능성이 있는 식품 섭취를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국 후 14일 이내에 발열이나 두통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나 관할 보건소로 연락해 안내를 받아야 한다. 염 교수는 “신속진단키트 등이 없기 때문에 무증상 감염자를 검역 단계에서 완전히 가려내기는 어렵다”며 “위험 지역 방문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유증상자일 경우 조기에 의료기관 방문으로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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