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PO 2차전 BMW챔피언십 우승
17번홀 25m 칩인 버디 성공 ‘쐐기’
우즈 이어 2년연속 5승이상 달성
PGA투어 “더이상 증명할 게 없다”
현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우즈처럼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우즈 이후 최강자로 군림하는 이유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셰플러에게 우즈 같은 화려함은 없다. 그 대신 상대를 숨 막히게 하는 무자비한 꾸준함이 있다”고 표현했다.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오윙스 밀스의 케이브스 밸리 골프클럽(파70)에서 끝난 PGA투어 플레이오프(PO) 2차전 BMW 챔피언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셰플러는 이날 최종 4라운드 전까지 선두 로버트 매킨타이어(29·스코틀랜드)에게 4타 뒤진 2위였다. 하지만 4라운드 다섯 홀을 마친 후 둘의 타수는 똑같아졌다. 셰플러는 한 타를 줄였지만, 매킨타이어는 3타를 잃으며 무너졌다. 셰플러는 7번홀(파4) 버디로 마침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셰플러는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했고 마지막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17번홀(파3)에서 셰플러는 우즈가 1999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할 당시 선보였던 칩샷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샷’으로 버디를 낚았다. 한 타 차로 쫓기던 셰플러는 티샷이 오르막 경사인 러프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셰플러는 높이 띄우는 샷을 선택했다. 볼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조금씩 구르더니 홀컵 안으로 떨어졌다. 약 25m 거리의 칩인 버디를 잡아낸 셰플러는 2타 차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친 셰플러는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매킨타이어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셰플러는 BMW 챔피언십 우승 상금 360만 달러와 PO 2차전 종료 시점 페덱스컵 랭킹 1위에게 주는 보너스 500만 달러 등 총 860만 달러(약 119억 원)를 챙겼다. 최근 4년 동안 무려 18승을 몰아친 셰플러는 이번 대회에 임시 캐디와 함께 나섰지만, 결과는 역시 우승이었다.이날 우승으로 셰플러는 시즌 5번째이자 통산 18승째를 거뒀다. 지난해 7승을 기록한 셰플러는 2년 연속 5승 이상을 거뒀는데 그 이전에 이 기록을 세운 유일한 선수가 우즈다. 우즈는 2005년(6승), 2006년(8승), 2007년(7승)에 3년 연속 5승 이상을 거뒀다.
PGA투어는 이날 홈페이지에 셰플러의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 “셰플러는 우리 세대를 넘어 모든 세대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될지도 모른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더는 증명할 게 없다”고 썼다.
PGA투어의 새로운 전설을 향해 가고 있는 셰플러는 21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PO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사상 첫 페덱스컵 2연패에 도전한다. 2007년 페덱스컵이 시작된 이후 2회 이상 챔피언에 오른 건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3회)와 우즈(2회) 두 명뿐이다. 매킬로이(2016, 2019, 2022년)와 우즈(2007, 2009년)는 연속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한국 선수 중엔 임성재(27)가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나간다. 신인이던 2019년 이후 7년 연속이다. 임성재는 BMW 챔피언십에서 공동 40위(최종 합계 10오버파 290타)에 자리하며 페덱스컵 랭킹이 지난주보다 3계단 떨어진 28위가 됐지만,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가능한 30위 이내를 지켜냈다. 올해 투어챔피언십은 지난해와 달리 랭킹별 보너스 타수 없이 경쟁한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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