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줄이 굴욕적인 퇴장이다.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핵심 조력자이자 전술 책임자를 자처했던 포르투갈 출신의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 역시 씁쓸한 결말을 맞이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직전 자국 매체와 인터뷰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아로소 수석코치는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둘 때만 해도 집중 조명을 받았다.
실제로 포르투갈 매체 '볼라 나 헤데'는 지난 6월 "아로소가 수석코치로 있는 한국이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겼다"며 "아로소 코치 체제의 한국은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역전골로 이겼다"며 그의 순항을 띄워줬다.
하지만 영광은 길지 않았다. 홍명보호가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0-1로 패해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포르투갈 대표 매체인 '아 볼라'는 "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홍명보 감독이 사임했고, 포르투갈인 수석코치인 아로소 역시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라고 짚었다.

아로소 수석코치는 과거 대표팀에서 활동할 당시 다소 황당한 발언들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4월 '볼라 나 헤데'와 인터뷰에서 아로소 수석코치는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사임 이후 한국인 사령탑을 원했다. 동시에 훈련과 경기 플랜을 총괄하는 유럽 출신 코치도 물색했다"며 축구협회가 이러한 맥락에서 자신에게 접촉해 면접에 응했다고 합류 배경을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특히 큰 충격을 안겼던 대목은 역할 분담에 관한 안하무인 격 발언이었다. 당시 아로소 수석코치는 "축구협회가 내게 기대한 것은 현장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프로젝트의 중심인물이지만, 협회는 훈련을 조직하고 경기 플랜을 세울 사람을 원했다"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자신을 실질적인 사령탑으로 묘사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로소 코치는 "축구협회는 코칭스태프 구성까지 요청했다. 처음에는 티아고 마이아 분석관을 데려왔고, 이후 피지컬 코치와 골키퍼 코치도 모두 내가 추천한 사람들"이라며 본인이 대표팀의 코칭스태프 구성과 인사권에까지 깊게 관여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국내에 알려진 직후 파장이 일자 아로소 코치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명보 감독 지휘 아래 한국 대표팀에서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홍명보 감독은 흔치 않은 역량과 헌신적인 자세를 지닌 지도자"라며 즉각 진화에 나섰고, 축구협회를 통해 매체 측에 기사 삭제를 요청하는 등 소동을 빚으며 월드컵 전부터 불필요한 잡음을 자초한 논란의 중심이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아로소 수석코치는 대표팀이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이후 도입한 스리백 기반의 전술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홍명보 감독과 이야기하다가 수비 라인을 낮출 때 5명을 배치하는 게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훈련 시간이 부족했지만 3-4-3 포메이션은 매우 효과적이었고 선수들도 잘 받아들였다. 9월 A매치를 통해 전략이 더욱 확고해졌고, 한국은 두 가지 포메이션을 모두 활용할 준비가 됐다"라고 확언했다.
하지만 실전 전술 총괄을 자처하며 호기롭게 자신했던 아로소 전 수석코치의 전술은 본선 무대에서 철저한 대실패로 마무리됐다. 대표팀은 스리백 전술을 기반으로 대회에 임했지만, 전술적 역량 부족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반드시 잡아야 했던 조별리그 최약체 남아공과 최종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0-1로 패배했다. 끝내 32강 자력 진출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한국은 사상 첫 48개국 체제 대회에서 최종 34위라는 역대급 수모를 겪으며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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