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며 브렌트유는 개장 직후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넘기도 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3일 개장 직후 5.7% 급등한 배럴당 81.4달러로 치솟았다.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도 장 초반 6% 넘게 올라 배럴당 78.4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퍼지자 브렌트유는 80달러 밑으로 내려왔고 WTI 상승폭도 축소됐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약 12~13% 상승했다.
이날 한때 유가가 급등세를 탄 것은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자 이란이 보복 조치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한 데 따른 것이다. 유가는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사태가 신속히 해결된다면 유가는 다시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지만 글로벌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유가는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위 쉬 케플러 선임원유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란이 어떻게 대응할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하루라도 봉쇄한다면 유가는 일시적으로 배럴당 120달러, 심지어 150달러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이란의 에너지 수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가 실행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