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투석 환자 생명 지키는 데 필수…‘동정맥루 수술’

4 days ago 4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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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체내 수분과 혈압을 조절하는 신장이 정상적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노폐물을 거르지 못해 독소가 쌓이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신장 기능이 90% 이상 망가지면 혈액 투석이나 신장 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환자의 약 10%만 신장이식을 받고 있으며, 80% 이상의 환자들은 혈액 투석을 시행하고 있다. 혈액 투석 환자에게는 ‘동정맥루 수술’이 필수적이다.

혈액 투석은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만성 신부전 환자들의 혈액에서 투석기기를 이용해 요독과 과도한 수분을 제거한 후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투석 시 많은 양의 혈액이 이동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말초혈관은 사용할 수가 없다. 이에 많은 양의 혈액이 통과할 수 있는 투석용 혈관인 ‘동정맥루’가 필요하다.

동정맥루는 크게 자가 동정맥루와 인조혈관 동정맥루로 나뉜다. 자가 동정맥루는 환자의 동맥과 정맥을 직접 연결해 동맥의 압력으로 혈관을 확장시키는 방법이다. 감염이나 혈관 폐색 위험이 적지만, 성숙 기간이 6~8주 필요하고 혈관이 잘 자라지 않으면 추가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인조혈관 동정맥루는 인조혈관을 사용해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약 4주 후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감염이나 혈관 폐색 위험이 더 높다.

동정맥루 조성술 전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어떤 혈관을 이용해 동정맥루를 만들지 결정한다. 국소마취 후 피부를 절개해 동맥과 정맥을 문합하거나 인조혈관을 동맥과 정맥에 연결해 동정맥루를 만든다. 수술 후 약 1시간 동안 출혈 여부와 동정맥루 상태를 확인한 후 급성 합병증이 없으면 수술 당일 퇴원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혈관외과 이상아 교수는 “자가 동정맥루의 경우 운동이 혈관 성숙에 필수적이다. 수술 후 가볍게 손을 쥐었다 폈다 하거나, 고무공을 이용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좋다. 6~8주 후에는 정맥이 동맥의 압력과 강한 혈류를 통해 자라나 투석 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정맥루 조성술이 잘 되었다면 혈관의 크기가 커지고 손으로 만졌을 때 ‘윙윙’거리는 진동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팔이 붓거나 아프고 진동이 사라지면 혈관 폐색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인조혈관 부위에 발적, 통증, 열감이 나타나면 감염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수술 후 약 2주 동안은 부종과 멍이 지속될 수 있으며, 동맥의 피가 동정맥루를 통해 정맥으로 흐르면서 손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원위부 허혈이나 문합부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동정맥루가 조성된 팔은 동정맥루 손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혈압 측정, 정맥주사, 채혈 등은 피해야 한다. 또한, 팔짱을 끼거나 팔 베게, 오랫동안 옆으로 눕는 행동은 팔 혈관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시계나 팔찌, 소매가 조이는 옷을 착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무거운 짐을 들거나 심한 운동도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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