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 선배 변호사에 돈 받고 형량 깎아줬다”

2 weeks ago 6

공수처, 판사-변호사 불구속 기소
“견과류 상자에 돈 뭉치 등 3300만원 뇌물 받아
고교 선배 소속 법무법인 항소 21건중 17건 감형”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고교 선배인 변호사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대가로 재판 관련 편의를 봐준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김모 부장판사와 정모 변호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전주지법 근무 시절 정 변호사로부터 재판 편의 제공을 대가로 총 3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품을 대가로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피고인 측에 유리하게 감경해 주는 등 편의를 봐준 것.

김 부장판사는 배우자의 바이올린 교습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정 변호사 측이 법인 명의로 보유한 상가를 약 1년간 무상 사용하며 1400여만 원 상당의 이익을 얻고 방음시설 공사비 등 1500여만 원도 정 변호사 측이 대신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 부장판사는 현금 300만 원이 든 견과류 선물 상자를 받는 등 총 3300여만 원 상당의 대가성이 있는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가 금품을 받은 대가로 정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수임한 항소심 사건 21건 중 17건의 형량을 감경해 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불법 도박사이트 자금 2000억 원을 이체·환전한 피고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된 사례도 있었다고 공수처는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미리 선고 결과를 예측한 듯 성공 보수 조건을 설정하기도 했다.

앞서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뇌물 공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이후 공수처는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고 추가 보완 수사를 거쳐 두 사람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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