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수변공원 상권 침체 지속
금주구역 지정 이후 방문객 급감… 광안리 불꽃축제 때 인파 몰렸으나
바로 앞 푸드트럭 생겨 효과 못 봐… 공원 곳곳에서 몰래 술자리 갖기도
“허탈하네요.” 9일 오후 9시경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앞 상가. 횟집을 운영 중인 40대 김모 씨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광안리 상공을 화려한 불꽃으로 수놓았던 제19회 부산불꽃축제가 끝난 뒤 민락수변공원을 가득 채웠던 관람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불꽃축제 관람을 마친 이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대중교통으로 귀가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며 수변공원 앞 상가를 벗어났다. 생선회와 분식 등을 파는 음식점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 1만 명 가까이 다녀갔지만 상가는 ‘텅텅’
이 일대 상권은 1년 넘게 고전하고 있다. 수영구가 지난해 7월 2만884m²(약 6317평)의 수변공원 전역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한 뒤부터다. 수변공원은 2000년대부터 주말 밤이면 근처 상가에서 구입한 음식을 술과 함께 즐기려는 청춘남녀가 몰려들었으나 음주 시 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된다고 하자 방문객이 급감한 것.
수영구가 침체한 수변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일대에 대규모 빛 조형물을 설치해 ‘제1회 민락루체페스타’를 열고 있지만 방문객 증가세는 더딘 것으로 평가됐다. 손정범 민락수변공원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빛 조형물을 보기 위한 목적 하나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다”며 “운동을 위해 기존에도 자주 찾던 이들이 잠시 멈춰 사진을 찍고 금세 자리를 뜨니 상가로 유입되진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 술 마셔도 적발 0건, 상인들 “규제 풀라” 반발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관광객이 수변공원에 몰려들어 상인은 이득을 봤으나 인근 주민은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며 “어떻게 하면 관광객과 상인, 주민 등이 한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지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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