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고전하는 카드업계
PLCC 카드로 신규 고객 확보 나서
현대 독주 깨지며 신한·삼성도 경쟁
카드사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신규 고객군 확보를 위해 카드사들이 다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그간 현대카드가 독점하던 PLCC 시장에 균열이 생기면서 카드사들은 다시 제휴사 확보 경쟁을 위해 신규 진입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의민족은 신한카드와, 스타벅스는 삼성카드와 PLCC 파트너 계약을 맺기로 했다. 두 기업 모두 기존에 현대카드와 제휴를 맺었지만 새로운 카드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PLCC 카드는 카드사가 특정 기업과 공동으로 제작하며 이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주로 충성고객이 많은 기업들과 제휴를 맺는데, 이를 통해 카드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 및 충성 이용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이후 고객 확보 효과는 있지만 혜택에 따른 지나친 비용 지출에 카드사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커지며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뿐 아니라 네이버, 대한항공 등 주요 제휴처를 모두 갖고 있던 현대카드의 독주가 제휴사 이탈로 깨지면서 다른 카드사들은 이 기회를 틈타 적극적으로 PLCC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심각해지고 있어 신규 고객 확보가 카드사 입장에서는 절실한 상황이다.
배달의민족과 새로 제휴를 맺는 신한카드의 경우 업계 1위를 뺏긴 상황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고, 그간 보수적인 영업을 했던 삼성카드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제휴를 통한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제휴처 변경 과정에서 두 카드사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하나카드는 대형 제휴사보다는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며 새마을금고 그리고 토스뱅크와 PLCC 카드를 출시했고, KB국민카드는 쿠팡과 제휴를 맺고 PLCC 카드를 운영 중이다.
PLCC 카드의 강자였던 현대카드 역시 기존에 현대카드를 이끌던 김덕환 대표 대신 PLCC 관련 전문가로 알려진 조창현 신임 대표를 최근 선임했다. 균열이 생긴 PLCC 관련 사업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특정 제휴처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 카드사의 손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보다도 낮은 수익을 얻는 구조로 계약이 이뤄지는데, 포인트 적립과 마케팅 비용까지 카드사가 부담해야 해서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카드사의 경우 PLCC 카드 관련 포인트 등의 혜택 관련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일부 카드사가 포인트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면서도 수익성 분석이 미흡해 과다 지급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 카드 제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다른 곳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게 돼 카드사들이 이익을 보기는 어려운 구조가 많다”며 “다만 모집비용을 줄이면서도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PLCC 카드를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