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 의뢰받아 아이오닉5 납품
美, 中 커넥티드카 수입금지로 기회
업계 “구글과 협업 상징성 높아”
현대자동차가 구글 산하 자율주행 선도 기업인 웨이모에 자율주행 차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납품한 차량이 웨이모가 추진하는 로보택시(무인택시) 사업에 활용되는 것이다. 차량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판매해 온 현대차가 이제는 자율주행 기업의 의뢰를 받아 해당 기업에 납품하는 ‘자율주행 차량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첫발을 뗀 셈이다.4일 현대차는 웨이모와 자율주행 차량 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웨이모에 공급할 ‘아이오닉5’를 미국 조지아에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웨이모 측의 요구에 따라 제작한 맞춤형 아이오닉5를 웨이모에 납품하면 웨이모는 이 차에 자율주행 기능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얹는 방식이다.
웨이모는 이를 로보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 말부터 도로 주행 테스트에 나서 수년 내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아이오닉5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앞서 8월 현대차는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 기업에 적합한 차량을 만들어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수익성보단 상징성이 높은 이벤트(사건)”라며 “특히 차량용 운영체제(OS) 개발 등 SW 개발 역량 강화가 과제로 떠오른 시기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과 협업하게 된 것도 의미가 크다”고 했다.
웨이모는 지금까지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미니밴’ 등을 이용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업체의 SW나 장치가 적용된 ‘커넥티드(이동통신 가능) 차량’의 미국 내 수입·판매를 금지하면서 이번 기회가 열렸다.
웨이모는 아이오닉5가 넓은 실내 공간에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길어 완전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에 가장 적합하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는 앞으로 자율주행 차량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양 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협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사장은 “(자율주행 차량 파운드리) 사업의 첫 시작에 있어 업계 리더인 웨이모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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