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李, 상왕정치 집착” vs 이준석 “許, 망상 버려야”…개혁신당 내홍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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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근 전 총장 경질 사태로 許-李 갈등 본격화
개혁신당 내홍, 이준석 대선 행보에도 악영향
허은아 대표, ‘여자 이준석’ 비유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현직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현직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뉴스1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와 개혁신당 창당을 주도했던 이준석 의원이 정면충돌을 빚으면서 내홍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허 대표는 12일 “당 운영 전반에 대해 ‘상왕 정치’를 하려고 했다”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이 의원도 “망상을 버려야 한다”며 반발했다.

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간단하다”며 “제가 이 의원의 상왕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면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사태는 권력 다툼이 아니다”며 “이 의원의 ‘상왕정치’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허 대표가 지난해 12월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경질하면서 허 대표와 이 의원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전 총장은 이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였을 때 정무실장을 맡았던 인사다. 허 대표 측은 이 의원이 측근인 김 전 총장을 앞세워 당 운영 전반에 대해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허 대표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이 의원은 “내가 먼저 허 대표에게 당무에 대해 연락하거나 요청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사실관계와 맞지 않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비튼 내용을 아무리 말해봤자 주변의 조소만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전당대회 때) 자기를 밀어주지 않는다고 모든 후보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참고 있었고, 오직 이준석 까는 것만 주특기로 삼아 전당대회에 임한 사람에 대해서도 싫은 내색 한번 안 했다”며 “이제 오늘부로 ‘이준석을 대통령 만들겠다’는 마지막 대외적 가면까지 벗어던진 상황에서 얼마나 추해지려고 그러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 측은 당원소환제를 통한 허 대표 대표직 사퇴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 의원의 대선 후보로서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과 관련해 개혁신당 내홍 사태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혁성과 참신성을 앞세운 이 의원이 이번 내홍 사태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7∼9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이 의원은 2%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보수 진영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6%) 홍준표 대구시장(5%) 오세훈 서울시장(3%) 순이었다. 보수 진영 내에서는 “개혁신당 내홍 사태가 일단락돼야 대선 후보로서 이 의원 행보가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개혁신당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2022년 국민의힘 당 대표에서 축출됐던 상황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허 대표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허 대표를 ‘여자 이준석’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허 대표는 이 의원 측의 압박에 대해 “이러한 행태는 인간적 도의에도 어긋난다”며 “이 대표를 축출했던 국민의힘 패악질에 분노했던 개혁신당의 창당 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에서 축출됐던 당시 상황과 본인의 리더십이 주된 문제가 되고 있는 허 대표의 상황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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