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가액 왜곡·쪼개기 상장 철퇴…자본시장법 개정안, 소위 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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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가액 왜곡·쪼개기 상장 철퇴…자본시장법 개정안, 소위 상정

입력 : 2026.03.26 18:08

국회 정무위 법안1소위 핵심 안건 확정
의무공개매수·코너스톤 제도 도입 눈길
금융사 보이스피싱 배상책임 한도 논의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일정은 결국 순연돼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윤한홍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이날 상정된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윤한홍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이날 상정된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소액주주 보호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핵심 법안들을 대거 안건으로 상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번 소위 안건의 핵심은 단연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액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수자가 피인수기업 주식의 25%를 확보할 경우 남은 75%의 소액주주 지분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건으로 팔 수 있는 기회를 의무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기업 합병 시 기준 역시 크게 바뀐다. 기존에는 주가를 기준으로 가액을 결정해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비율을 짤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주가와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한 합병가액을 설정해야 한다.

만약 불공정한 합병가액으로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연대 손해배상 책임을 묻도록 했다.

또한, ‘쪼개기 상장’으로 불리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 소액주주에게 신규 공모주의 최소 25%를 우선 배정할 기회를 주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고치고 사모펀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IPO 시장이 투기 이벤트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코너스톤투자자(앵커투자자)’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이는 일정 기간 공모주 보유를 약정한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 일부를 사전 배정해 일반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고 가격 안정을 꾀하는 제도다.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대한 관리 감독도 한층 깐깐해진다.

사모펀드의 차입금이 자기자본의 2배(200%)를 넘으면 금융위원회에 즉시 보고해야 하며, 특정 회사의 최대주주가 될 경우 2주 안에 경영권 참여 목적과 고용 영향을 해당 기업 근로자 대표에게 통보해야 한다.

아울러 사모펀드가 받는 보수와 주요 임원의 수입을 금융위와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했으며 회사 내부자가 6개월 내 자사주를 거래해 얻은 단기매매차익의 반환 청구를 기존 임의규정에서 강행규정으로 바꿨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한층 강화하는 굵직한 법안들도 다수 포함됐다. 보이스피싱 등 통신사기 피해와 관련해 금융회사의 피해보상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강준현 의원안(5000만원 이하)과 조인철 의원안(1000만 원 이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보상 한도를 시행령에 위임하는 내용이 상정됐다.

보이스피싱 범죄 구조를 밝히는 데 기여한 공범에 대해 형벌을 감면해 주는 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도 함께 도입된다.

보험업계의 경우, 보험설계사 등이 보험사기에 가담해 형사처벌을 받으면 청문절차 없이 즉시 등록이 취소되며 사기 전력자는 아예 모집종사자가 될 수 없게 된다.

이 외에도 장기연체자의 채무조정을 돕는 배드뱅크가 차주의 개별 동의 없이도 금융자산정보를 수집·처리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이 추진되며 예금보험기금 내에 금융안정계정을 설치해 부실 금융사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한편 전통 자본시장 제도의 대대적인 정비 흐름과 달리 가상자산 업계의 숙원이었던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뒤로 미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1단계 법안 시행 이후, 가상자산 발행(ICO) 허용과 유통 규제 등 본격적인 시장 육성 및 규제 기반이 담길 2단계 논의가 기약 없이 지연됨에 따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처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와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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