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대만 초대형 선박-美 군함 보수 연속 수주

5 hours ago 1

2조원 대만 LNG선 사업 등 따내
美의 中조선업 제재 반사이익 톡톡
해외 군함 MRO서도 기술력 입증

한화오션이 국내 최초로 미 해군 함정의 MRO 사업권을 따내 유지 보수를 완료한 월리 시라함.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국내 최초로 미 해군 함정의 MRO 사업권을 따내 유지 보수를 완료한 월리 시라함.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대만 양밍해운의 약 2조 원 규모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계약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중국 조선업 제재 여파로 한국 조선사들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밍해운은 17일(현지시간) 이사회에서 1만5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7척을 한화오션에 발주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동급 선박의 1척당 시장 가격이 2억 달러(약 2800억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 규모는 약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수주가 확정되면 건조된 선박은 2028년부터 2029년까지 양밍해운에 차례대로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3월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총 2조3286억 원에 수주한 데 이어 또 한 번의 ‘메가딜(초대형 거래)’을 따내게 됐다.

사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국 조선사들이 장악했던 분야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제재로 중국산 선박 기피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한화오션 등이 상대적 특수를 누리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10월부터 중국 국적 선박에 순톤수(여객 화물에 사용되는 공간 용적)당 50달러, 중국 건조 선박에 18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 수수료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의 선박 수주 점유율은 52%로 전년 동기(68%) 대비 16%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한국은 17%에서 25%로 8%포인트 증가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3척의 군함에 대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며 신뢰를 쌓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배수량 4만 t급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의 MRO 사업권을 획득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3만1000t급 급유함 ‘유콘’의 정비 사업도 따냈다.

글로벌 군함 MRO 사업은 연간 80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방산 MRO 사업을 확대하면서 부산·경남 지역의 정비 관련 중소기업들과 상생을 도모해 지역 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반중 정책으로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력과 품질이 재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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