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홈경기, 청주야구장서도 개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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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청주 홈경기 개최에 난색
청주시 “올해 여섯 경기 수차례 요구… 시설 개보수-구단 지원 등 외면한 꼴”
충북도 “사회공헌 차원서 배정 필요”
김응용 전 한화 감독 만나 관련 논의

지난달 28일 충북 청주의 한 식당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김응용 전 한화 감독, 이범석 청주시장(오른쪽부터)이 한화이글스 청주야구장 경기 배정 등에 대한 논의를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지난달 28일 충북 청주의 한 식당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김응용 전 한화 감독, 이범석 청주시장(오른쪽부터)이 한화이글스 청주야구장 경기 배정 등에 대한 논의를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청권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가 청주야구장에서의 올 시즌 경기 개최에 난색을 보이면서 충북도와 청주시가 유감을 표하고 있다.

31일 충북도와 청주시, 한화이글스 등에 따르면 한화이글스의 2025시즌 청주야구장 경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예년에는 적게는 5경기, 많게는 12경기까지 열렸던 청주야구장 경기는 현재까지 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3월 8∼9일 열린 청주 시범경기에서는 전 좌석이 매진될 만큼 지역 팬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이에 청주시는 이범석 시장이 직접 나서 한화이글스 측에 6경기 배정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구단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한화는 올해 대전 신축 구장 개장을 이유로 청주 경기 개최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구단은 최근 대전 신축 구장 개막 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느라 청주시와 논의할 여력이 없었다”며 “청주 경기 개최 여부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주야구장은 팬들과 선수단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고, 스카이박스 및 시즌권 좌석 제공에도 한계가 있다. 또한 대전 신축 구장 내 입점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과의 계약상 대전 경기를 줄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사실상 청주야구장 경기가 올해는 어렵다는 것이다.

청주시와 충북도는 이 같은 구단 입장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한화이글스 측의 요구에 따라 인조잔디 교체와 관람석 증설, 외야 펜스 확장, 1층 더그아웃 확장 등 시설 개설에 많은 돈을 들였는데도 청주 팬들의 기대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1979년 건립된 청주야구장은 12만 m² 규모에 1만500석의 관람석을 갖췄다. 시는 작고 낡은 청주야구장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2010년대부터 시설 개선을 벌여 왔다. 이범석 시장은 “그동안 한화의 요구를 수용해 15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청주야구장을 개보수했고, 구단에도 직접 지원 등을 한만큼 한화이글스는 청주 경기 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충북도도 입장을 밝혔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 28일 김응용 전 한화 감독, 이상국 전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 이범석 시장과 회동을 갖고 청주 경기 배정을 사회공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한화의 청주야구장 경기는 실리를 떠나 사회공헌 개념에서 접근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4일에는 충북에 소재한 한화 계열사인 큐셀 등의 주재 임원을 만나 한화이글스의 청주야구장 경기 배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청주야구장 개보수 외에도 새로운 야구장 건립과 프로야구단 유치 방안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이 시장은 “청주 야구 발전과 팬 편의를 위해 새로운 야구장 신축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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