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나비 대화’로 APEC ‘연결성’ 강조…‘한한령’ 해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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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李 “진짜 나비 날면 좋겠다”…習 “나비가 선전에서 노래했으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5.11.1.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5.11.1.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비’를 주제로 한 대화를 공개하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핵심 가치인 ‘연결성’을 부각했다.

내년 APEC이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리는 만큼, 두 정상 ‘나비 대화’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APEC의 미래를 잇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 의장국 인계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날 밤 시 주석과 문화 공연을 관람하다가 (기계) 나비가 날아다녔는데 모터 소리로 시끄러웠다”며 “시 주석에게 내년에는 소리가 나지 않는 진짜 나비를 만들어 날리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시 주석이 ‘노래하는 나비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연결성”이라며 “APEC은 지금까지 성과를 기반으로 더 나은 미래를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는 기구로 중국에서 열리는 내년 선전 APEC도 이번 경주보다 더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시 주석과 중국 국민이 잘 준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환영 만찬에서는 ‘나비, 함께 날다(Journey of Butterfly: Together, We Fly)’를 주제로 한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말미에는 로봇 나비가 등장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나비는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엠블럼으로, 21개 회원국 간의 연결·번영·혁신을 상징한다.

시 주석도 이날 의장국 인계식에서 “어제 저녁 나비가 날아다녔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만찬 장소였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제게 말해주길 ‘내년에 나비를 이렇게 아름답게 날리실 거냐’고 질문해 줬다. 저는 이 아름다운 나비가 선전까지 날아와서 노래까지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언급해 APEC 정상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중국에서 나비는 ‘장수’와 ‘희망’, ‘불멸’, ‘부활’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 곤충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만 시 주석이 굳이 ‘노래하는 나비’를 언급한 것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나눌 의제와 관련한 외교적 수사일 수도 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해묵은 과제인 ‘한한령’(한류금지령)을 해제할 것임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류에 대한 개방 폭을 대폭 넓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사드 보복’ 조치로 실시한 한한령의 실체를 현재까지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문화·인적 교류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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