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올리면서 시작된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3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5월(연 0.75→0.50%) 이후 4년 5개월(53개월) 만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작년 2월부터 13차례 연속으로 이어졌던 최장 기준금리 동결 결정도 끝을 맺게 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 성장률 저하와 내수 부진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인 2.0%에 도달한 뒤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증가했다. 올 1분기(1~3월)에는 경제성장률이 높게 나왔으나 2분기(4~6월)엔 역성장과 함께 내수 부진 우려가 나온 바 있다.한은은 그간 서울 중심의 집값 상승, 가계 부채 증가 등에 따른 금융 불안 때문에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그러나 최근 국토교통부 등에서 집값이 안정됐다고 밝힌 데 이어 가계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금리 인하 조건이 조성됐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금리 인하 움직임을 강화한 것도 한은의 금리 인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이유와 관련해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로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은 금통위는 국내 경제에 대해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내수 회복세는 아직 더딘 모습”이라며 “앞으로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8월에 비해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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