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함정선 이데일리 경제정책부장·정리=강신우 기자] “우리는 제조업에 강하고 미국은 소프트웨어(SW)에 강합니다. 인공지능(AI)를 제조업에 접목하고,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동맹이 가능한 최적의 구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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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60)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구윤철(60) 전 국무조정실장은 22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살아 남을 유일한 수단은 ‘AI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구 전 실장은 “한국은 AI를 잘 할 수밖에 없는 기반을 갖췄다”고 했다. AI 산업의 기초가 되는 정보통신(I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AI 산업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만들 수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과 방산 등 여러 제조업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며 기반을 다졌다. AI를 통해 산업을 확대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구 전 실장은 “이 같은 경쟁력에 미국의 강한 SW를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한미 연구단을 만드는 등 AI 동맹을 강화하는 것을 협상의 카드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 전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관심을 보여온 조선과 에너지, 원전 등 산업을 예로 들었다. 미국과 협력해 AI를 각 분야에 적용하고, 세계적인 수준을 갖춰 이익을 확대한다면 통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구 전 실장의 생각이다. 그는 “각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하고 세계 시장을 상대로 흑자를 낸다면 관세 얘기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AI 기술 혁신을 통해 초격차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나라가 우리뿐이라면, 관세를 매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와 함께 구 전 실장은 하향세로 접어든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릴 방안 역시 AI라고 봤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은 임시로 경제를 지탱할 뿐, 반등의 기회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구 전 실장은 AI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 설계부터 고용 시장 등까지도 AI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구 전 실장은 “AI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5년간 정부와 정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AI에 대한 전례 없는 과감한 투자와 함께 사실상 규제를 없애는 수준의 개혁 등을 통해 AI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