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T 프리마켓 개장 직후
1주 거래로 상하한가 출렁
유동성 작아 시세 급변 반복
유동성공급자·단일가 매매 등
안전장치 따로 없어 시장 취약
내주부터 삼성전자 거래 시작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한 이후 프리마켓 개장 직후인 오전 8시께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20일 NXT 프리마켓에서 NH투자증권은 오전 8시 개장 직후 3분 동안 전일 종가 대비 30.25% 하락한 1만510원을 나타냈다.
누군가 오전 8시 정각에 해당 가격으로 단 1주를 매물로 내놨고, 이 거래가 그대로 체결된 뒤 3분간 다른 거래가 없었던 탓이다.
NH투자증권 주가는 전날인 19일에는 반대로 프리마켓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에 도달했다가 몇 분 뒤 정상 가격으로 되돌아온 바 있다.
이처럼 NXT 거래 종목이 110개 종목으로 늘어난 지난 17일부터 매일 오전 8시마다 일부 종목의 시세가 소수 거래에 급변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17일 개장 직후에는 DB손해보험이 하한가를, 포스코엠텍이 상한가를 나타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개장과 동시에 BNK금융지주, 제일기획, RFHIC가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처럼 소수 거래에 시세가 급변하는 것은 프리마켓의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공개한 ‘일별 NXT 정규시장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18일 하루 NXT에서 1180억원이 거래됐는데, 그중 프리마켓에서 거래된 금액은 87억원에 그쳤다.
NXT 프리마켓 거래가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일부 테마주에 쏠리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프리마켓 거래대금 1위는 반도체 부품 회사인 심텍이 차지했다. 심텍은 시가총액 7000억원 남짓으로 코스닥에서는 대형주에 속하지만 평소 인지도를 고려하면 이 같은 거래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반면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 한화, 이마트 등 코스피 주요 종목에 속하는 이들의 프리마켓 거래대금은 10억원 이하로 수조 원의 시총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이날 프리마켓에서 HS효성첨단소재를 비롯한 몇몇 종목은 거래가 단 1주도 이뤄지지 않는 등 시세조종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NXT보다 수십 년 앞서 증권거래소를 운영해 온 한국거래소(KRX)는 이처럼 거래량이 적은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공급자(LP)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MM과 LP는 거래소나 상장회사와 계약을 맺고 거래량이 적은 일부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제시하면서 정상적인 가격 형성을 돕는다.
유동성이 매우 부족한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일정 시간 동안 매수·매도 주문을 모아 가장 많은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 단일 가격에 처리하는 ‘단일가매매’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또 정규시장 외의 매매는 전일 종가(장 개시 전)에만 거래하거나 거래 체결 주기가 10분 단위로 늘어나는(장 종료 후) 등 가격 왜곡을 위한 여러 안전 장치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현재 NXT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KRX에서는 단일가매매 거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 같은 안전장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NXT는 다음주부터 NXT 거래 대상 종목을 110개에서 350개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오는 24일부터는 거래 대상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에코프로비엠 등 투자자 관심이 큰 주요 종목이 추가되는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