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미국 방송사 N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해 군무를 선보였다.
12일 아메리카 갓 탤런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로봇 댄싱으로 역사를 새로 쓰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있다. 영상을 보면 무대에 오른 스팟 다섯 대가 퀸(Queen)의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영상에서 스팟은 마치 아이돌과 같은 군무를 선보인다. 함께 모였다가 퍼지기도 하고 좌우로 흔들며 멋진 댄스를 선보인다. 로봇 팔의 앞부분이 가사에 맞춰 실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동작도 펼친다.
다만 노래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스팟 1대가 동작을 멈추며 주저앉았는데, 그 로봇은 공연 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연구원이 무대에 오르자 다시 정상 작동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대가 끝날 때까지 나머지 네 대만으로 무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관람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한 심사위원은 "하나의 로봇이 멈춰서 있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이 "고칠 수 있나"라고 물었고, 보스톤다이나믹스의 연구원이 "물론이다. 보스톤다이나믹스에는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이 이 말을 하는 순간 주저앉아있던 스팟 1대가 정상 작동하며 일어섰고, 무대 중앙으로 이동해 힘차게 다시 춤을 추자 큰 함성이 쏟아졌다.
다른 심사위원은 이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대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심사위원은 훌륭한 무대를 선사해 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네 명의 심사위원 전원이 스팟의 무대에 대해 "예스"를 주며, 다음 무대를 기약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춤추는 동작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매끄럽고 감정적인 동작 구현이 가능했다"며 "추후 방송에 다시 초대받는다면, 스팟을 활용한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