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서 계산하다 고교 학부모들 '화들짝'…5년간 30%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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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학습서 물가가 최근 5년간 3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 인구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의대 열풍’으로 n수생이 늘어 고교 학습서 수요는 되레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펄프값이 뛰고, EBS 교재 가격이 ‘현실화’한 것도 가격이 오른 원인으로 꼽힌다.

학습서 계산하다 고교 학부모들 '화들짝'…5년간 30% 넘게 뛰었다

20일 통계청의 ‘2025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학교 학습서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4% 상승했다. 기간을 넓혀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6월부터 올 6월까지 5년간 32.7% 뛰었다. 유아용 학습교재(12.4%), 초등학교 학습서(9.1%), 중학교 학습서(2.8%)를 크게 앞질렀다.

그사이 고등학생 인구는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능 나이’인 고3(만 18세) 인구는 2020년 51만7385명에서 올해 45만6675명으로 5년간 11.7% 감소했다.

그런데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늘었다.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수능에 재도전하는 학생이 많아져서다. 수능 응시원서를 낸 졸업생(검정고시 제외) 수는 2020학년도 14만2271명에서 2025학년도 16만1784명으로 5년 새 13.7% 증가했다. 2004학년도(18만4317명) 후 21년 만의 최대치다. 그 결과 2025학년도 수능 응시원서를 제출한 인원은 52만2670명으로, 1년 전(50만4588명)보다 오히려 3.6% 늘었다.

책에 들어가는 종이값도 크게 뛰었다. 미국 남부산 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2021년 12월 t당 655달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2022년 6월 970달러까지 올랐다. 작년 7월에는 895달러였다. 종이값 상승은 고등학교 문제집에 더 치명적이다. 학습서는 보통 개정판을 내면서 가격을 새로 정하는데, 고등학교 교재는 전년도 수능 문항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초·중등 학습서와 달리 거의 매년 개정판을 찍는다.

수능 연계 교재를 만드는 EBS가 학습서 가격을 점차 인상하는 점도 물가 지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EBS 수능 연계 교재 ‘수능 특강’은 국어영역(문학) 가격이 2020년 8200원에서 올해 1만2700원으로 5년간 54.9% 올랐다. 같은 기간 수학 영역(수학1)은 5300원에서 7500원으로, 과학탐구 영역(생명과학1)은 6000원에서 8700원으로 각각 41.5%와 45% 상승했다. EBS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작가 대신 저작권료를 협상해주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저작권료가 현실화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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