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고교 1학년 A군은 친구의 권유로 불법 사이버 도박을 접했다. 이후 A군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도박 사이트에 1년4개월 동안 1614만원을 입금할 정도로 중독됐다. A군이 큰돈으로 도박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비행청소년이 접근했다. 학교폭력과 금품 갈취가 이어지자 경기 화성서부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교육현장에서 학교폭력, 도박, 마약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지도권 강화와 학교전담경찰관(SPO) 증원 등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소년 범죄 두 배로 ‘쑥’
28일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112신고 접수는 2만357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8568건)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학폭 검거 인원 역시 같은 기간 1만1954명에서 2만4112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폭행·상해가 1만1594명으로 최다였고 성폭력(4545명)과 금품 갈취(2061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종 청소년 범죄의 확산도 빠르다. 청소년 도박 검거 인원은 2021년 66명에서 작년 416명으로 폭증했다. 마약범도 지난해 317명이 잡혔다. 2021년(184명) 대비 두 배에 가깝다.
범죄 청소년의 저연령화 추세도 뚜렷하다. 2021년 대비 2025년 연령별 학폭 가해자 검거 추이에서 고교생은 1.7배 증가한 데 비해 중학생과 초교생은 각각 2.6배, 2.9배 늘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만 10~14세)의 일탈 행위도 한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2021년 1만1677명이던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 인원은 지난해 2만1095명으로 늘었다. 폭력과 절도 범죄가 증가하면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SNS, 유튜브 확산으로 모방범죄 등이 늘어나는 반면 교사들은 아동학대 신고가 두려워 제대로 된 지도를 하지 못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인력 허덕이는 SPO
교사는 현장 계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경북 지역 중학교 교사 B씨는 “요즘은 작은 학폭 사건도 양측 학부모가 서로 나서 학교에 민원을 넣고 경찰에 신고부터 한다”며 “교사의 역할이 제한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고 교사들도 부담을 느끼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의 초교 교사 C씨는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는 아동학대 신고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피해가 미미한 사건부터 교원의 계도 권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교원 아동학대 관련 무혐의 사례 매뉴얼을 배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SPO의 근무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도입된 SPO는 학교 현장의 폭력 대응 및 청소년 범죄 예방을 전담하는 인력이다. 2022년 대비 작년 SPO의 사건 상담은 5만2864건에서 13만716건으로 2.5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SPO 인력은 970명에서 1143명으로 17.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의원은 “학폭 저연령화와 도박·마약 등 신종 청소년 범죄 확산은 더 이상 현행 제도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며 “초등 단계부터 시급히 개입할 수 있는 조기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SPO 인력 증원과 예산 지원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우연수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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