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모기 '4000만 마리' 와르르…'특단 대책' 나선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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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무관)

과학자들이 하와이 토착 조류를 감염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이례적인 '생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당 전략은 바로 특정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를 대량으로 방사해 외래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이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복스닷컴은 연구진이 거대한 드론을 활용해 하와이 마우이섬과 카우아이섬의 숲 깊은 곳에 특수 제작한 모기를 담은 캡슐을 공중에서 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3년 말부터 환경단체 '모기가 아닌 새(Birds, Not Mosquitoes)'가 주도해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4천만 마리가 넘는 수컷 모기가 공중에 뿌려졌다.

하와이 토착 조류인 꿀먹이새(honeycreeper)는 모기가 매개하는 '조류 말라리아'에 매우 취약하다.

이 조류 말라리아는 1800년대 포경선과 함께 외래 모기가 섬에 들어오면서 급속히 퍼졌고, 원래 50종이 넘던 꿀먹이새는 현재 17종만이 고지대에서 간신히 생존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모기의 서식 범위가 고지대까지 확대돼 조류의 멸종 위험이 커졌다.

이에 과학자들은 볼바키아(Wolbachia)라는 박테리아를 활용한 전략을 내놓았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는 암컷과 짝짓기를 해도 알이 부화하지 않아 모기 개체 수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수컷 모기는 물지 않아 감염병 전파 위험도 없다.

미국 조류보호협회 하와이 프로그램 책임자인 크리스 파머는 "이 작업은 숲속으로 모기가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다만, 모기 개체 수 감소와 조류 보호 효과가 실제로 입증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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