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나토 '각자도생' 재확인
트럼프 "나토에 매우 실망"
튀르키예엔 F-35 판매 시사
CNN "美, 유럽내 미군 규모
3분의 1로 축소 검토" 보도
유럽은 美 의존 줄이려 안간힘
英·獨 등 12개국 75조원 투입
美부품 뺀 독자무기 개발 속도
미국과 유럽이 군사 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상호 군사 협력보다는 각자 방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며 양측 간 간극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던 유럽 국가들을 겨냥해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전 기자들에게 "우리가 이란에서 어떤 일을 했다는 이유로 우리는 (유럽에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훌륭한 동맹'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초청 때문에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에서 튀르키예가 이스라엘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종전 과정에서 협력했다는 점과 미국·시리아의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준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출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지난봄 유럽 주둔 미군 규모를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이날 나왔다.
미 CNN방송은 이날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회의 중 '유럽 내 미군 병력을 3분의 1로 줄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CNN은 시점을 '지난봄'이라고만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다며 격분하던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와의 문답에서 튀르키예에 대한 F-35 전투기 판매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F-35 전투기 판매에 대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것은 훌륭한 전투기다. 현존 전투기 중 단연 최고이며, 분명히 (판매를) 검토하게 될 사안"이라고 했다.
튀르키예는 2019년 미국의 경고에도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을 도입하면서 F-35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퇴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제재를 해제할 것이다. 그럴 때가 됐다"며 "우리는 친구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튀르키예의 F-35 구매와 관련한 제재 해제를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날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12개국은 앞으로 10년간 500억달러(약 75조5000억원)를 투입해 최장 2000㎞가 넘는 거리에 있는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기존의 유럽 국가 간 공동 개발 프로그램들을 조율해 내놓은 것이다. 유럽의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로는 독일의 '타우러스', 영국·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섀도'가 있긴 하지만 사거리가 500㎞ 수준에 그친다.
이와 별도로 나토 회원국들은 540억달러(약 81조5000억원) 규모의 방위산업 계약 계획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260억달러(약 39조3000억원)는 통합 공중·미사일 방어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는 에어버스 A400M 수송기를 활용한 전략적 공중 수송 함대 출범과 A330 MRTT 공중 급유기 추가 도입 계획도 포함됐다.
유럽은 미국산 부품이나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 무기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미국의 기술적 통제나 부품을 완전히 배제한, 저렴하고 소형화된 스톰섀도급 무기를 개발하는 '브레이크스톱(Brakestop)' 프로그램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독자 무기 개발뿐 아니라 미국이 설계한 무기를 유럽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정비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 기업들이 설계한 무기 시스템의 생산·정비 권한 일부를 유럽으로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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