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코스피, 한 박자 쉬어갈까…실적시즌 관망 심리 확산 [주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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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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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이번주(21~25일) 코스피지수가 3200선 부근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한 템포 쉬어가는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금융기업들을 중심으로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각국 상호관세 협상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나정환 NH투자증권은 20일 이번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3000~3250포인트로 제시하면서 "풍부한 증시 대기자금이 있지만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된 데다 시장이 미국 상호관세 협상을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미 물가 상승 우려가 증시 전반에 드리우면서 3200선 밑에서(3188.07포인트) 거래를 마감했다. 마땅한 재료 없이 새 정부 정책 기대감에 상단을 조금씩 높이면서 직전주 대비로는 0.38% 올랐다.

이번주는 대외 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일 상호관세 발효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글로벌 증시가 경제지표 결과만큼 관세 협상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8월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미 정가에서는 한국이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아무리 잘해도 '두 자릿수 관세율'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참여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마이클 비먼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서 "한국이 미국과 성공적으로 합의한다면 한국의 관세가 15~18%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건 그냥 평균 관세율"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국과 무역 협상을 직접 담당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이 자동차, 철강과 다른 (품목별) 관세는 일부 조건을 완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매우 큰 관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넘어서는 관세 협상 결과가 발표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발언과 함께 선반영된 협상 기대감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미국을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시즌도 본격화한다. 오는 21일 버라이즌을 시작으로 제너럴모터스, 코카콜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22일), AT&T, IBM(23일), 인텔(24일) 등이 실적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23일 진행되는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 발표에선 빅테크 실적과 가이던스 조정 여부가 주목될 전망이다.

국내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23일), SK하이닉스, 현대차, KB금융,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LG생활건강(24일), 기아, LG에너지솔루션, 두산에너빌리티,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25일) 등의 기업이 실적 발표를 대기하고 있다.

나 연구원은 "기업의 실적 가이던스가 하향 조정된다면 밸류에이션 논란을 부각시킬 수 있다"며 "미국 내 기업들이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시켰는지 여부도 이번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강세장을 나타낸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가 저평가 종목의 키 맞추기로 순환매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강세 업종을 추격 매수하는 것보다 리스크 관리와 순환매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할 전망"이라며 "소외 업종이었던 디스플레이, 2차전지, 건강관리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도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증시 매수 자금은 풍부한 상황"이라며 "실적 시즌 동안엔 주가가 많이 오른 업종 중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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