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온탕 오가는 이란 전쟁
나탄즈 저장고 등 지상군 투입
450㎏ 우라늄 확보 작전 검토
석유 요충지 하르그섬도 대상
전문가들 “막대한 손실” 경고
이란은 “상어밥 만들 것” 위협
美·이란 협상 진척없이 안갯속
이란 전쟁이 5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종전 협상과 상호 공격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혼란상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 6일 협상 시한을 앞두고 파키스탄 중재로 곧 협의 테이블이 마련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반면 한쪽에선 이란의 우라늄이나 석유 시설 확보를 위한 미국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내 보관된 1000파운드(약 450㎏)의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검토하고 있다. 농축 우라늄은 지난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던 이스파한 지하 터널과 나탄즈 저장고 등에 분산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종전 명분이 필요한 만큼 애초 최우선 전쟁 목표였던 이란의 핵무기 제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지상군 투입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승인을 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라늄 확보 외에도 유가 급등의 진원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한 작전과 이란 석유 수출 요충지인 하르그섬 공격 등과 같은 지상전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CNN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7000명 규모 지상군을 배치하고 추가로 1만명 투입을 검토 중이며 공격 대상지로 호르무즈 해협의 7개 섬이 거론된다. 호르무즈 해협 동쪽의 호르무즈섬, 라라크섬, 케슘섬, 헨감섬과 서쪽 해상의 아부무사섬, 대(大)툰브섬, 소(小)툰브섬 등이다.
미국의 지상군 투입이 이뤄질 경우 이들 요충지를 장악하는 게 관건인데 막대한 위험과 손실이 따를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세드릭 레이턴 CNN 군사분석가는 “병력을 실은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 동쪽부터 통과해야 하는데 라라크섬이 위협적”이라며 “이란은 미사일이나 소형 공격정으로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에브라힘 졸카피리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은 “지상전이 미군에 심각하고 굴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군은 파괴될 것이고 페르시아만에서 ‘상어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석유의 90%가 수출되는 하르그섬도 공격 대상이지만 미국으로선 난도가 더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나는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고 싶다”며 “우리가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아무런 방어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을 지지했던 보수 진영에서도 지상전을 두고선 회의론과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미국 보수 진영의 최대 정치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은 “이란에 대한 지상 공격은 우리나라를 더 가난하고 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지상군 투입이 옳은 일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여러분들의 아들, 딸, 손녀, 손자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교두보를 지키게 될 수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지상전을 둘러싼 긴장감 속에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 “이란과 협상을 매우 잘하고 있다”며 “꽤 조기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제시한 15개 조항의 종전안과 관련해 “그들은 요구 사항의 대부분을 우리에게 줬다”며 “우리는 몇 가지 다른 것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30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파키스탄 국적 유조선 20척을 통과시키는 것을 허용했다며 미국에 대한 ‘선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가능성을 꽤 확신한다”면서도 “우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양측 간 협상을 중재하는 파키스탄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집트와 4개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이란 전쟁의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하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며칠 안에 양측의 의미 있는 협상을 주최하고 돕게 돼 영광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미국과 이란 측에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에즈운하처럼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식과 터키, 이집트, 사우디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협 운영을 공동 관리하는 방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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