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정부 출범 ◆
처칠 흉상·레이건 카펫도 복귀
역대 대통령, 성향 따라 내부 교체
WSJ “새 집무실, 정권교체 상징”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도 새단장을 마쳤다. 백악관 집무실은 대통령 개인 업무는 물론, 외국 정상과의 회담, 의회 지도자들과 논의, 대국민 연설 등을 하는 장소로 대통령의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개인 성향에 맞춰 집무실 인테리어를 바꿔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집무실 재단장에 대해 “우리는 오벌 오피스를 사랑한다. 전쟁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으로, 모든 것이 여기에서 시작되고 끝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집무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초상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때 걸려있었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초상화가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의 초상화로 교체됐다. 다만, 잭슨 전 대통령의 새 초상화는 백악관 예술 소장품에서 가져온 것으로,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대여해 온 첫 임기 때 초상과는 다른 작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잭슨 전 대통령 초상화를 걸어둔 전직 미국 대통령은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잭슨 전 대통령에 애정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표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때도 집무실에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어뒀다. 군인 출신인 잭슨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전쟁 영웅으로 인식된다. 다만 그가 시행했던 아메리카 원주민 강제 이주 정책은 후대들어 가장 비판받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 기조가 잭슨 전 대통령이 시행한 강제 이주 정책과 닮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1년 취임하면서 치웠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도 난로 옆 테이블 위치로 돌아왔다. 트럼프 1기때 집무실에 놓여있던 곳이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흉상은 그대로 집무실에 남았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들여왔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동생 로버트 F. 케네디의 흉상은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시절 깔았던 카펫도 돌아왔다. WSJ은 “바이든 전 대통령때 파란색 카펫이 철거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사용했던 중립적 색상의 카펫이 다시 깔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결단의 책상(레졸루트 데스크·미 대통령 전용책상)위에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위한 펜 세트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다이어트 콜라를 주문할 때 사용했던 벨도 다시 설치됐다.
WSJ은 “역대 미 대통령들은 추구하는 가치와 행정부의 정책목표를 강조하는 예술품과 유물을 선택해 집무실을 개인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새로 꾸며진 집무실은 정권교체를 상기시키는 상징이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