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충격 진화 총력
美, 고유가로 경제부담 커지자
이란 석유시설 공격 중지 요청
장기전 방지에 정책 초점 맞춰
이스라엘 "긴밀히 공조" 화답
유럽·日, 호르무즈 봉쇄 규탄
파병 분노 트럼프 달래기 해석
이란전쟁이 에너지시설 공격 자제에 이어 조기 종식 가능성까지 제기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방어를 위한 '레드라인' 재건에 대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의 조기 종식 가능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에너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이란전쟁으로 인한 시장 여파를 축소하고 전쟁 장기화를 막는 데에 정책 결정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석유·가스 시설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매우 잘 지내면서 조율하지만, 가끔 그는 어떤 (독자적) 행동을 한다"고 말한 뒤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면, 우리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대로 이란 가스전에 대한 공습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번개 같은 속도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견이 부각되던 상황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이란이 카타르 가스시설에 보복공격을 하면서 국제유가는 크게 요동쳤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확전 자제를 촉구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면서 "미국은 이번 공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호전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네타냐후 총리가 향후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확전을 삼가고 종전으로 향해 갈 건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이란전쟁과 관련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가 다르다는 미국 정보 수장의 발언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열린 하원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하는 전쟁 목표와 이스라엘 정부가 내놓은 전쟁 목표는 다르다고 말했다. 개버드 국장은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 지도부를 무력화하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시작으로 몇몇 인사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탄도미사일 발사 및 생산 능력, 해군, 이슬람혁명수비대, 기뢰 부설 능력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각기 다른 전쟁 목표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도 유가 급등이라는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했음을 시사하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의 명분을 '임박한 핵위협'으로 언급했지만, 미국 정보당국조차 이 같은 위협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식했던 셈이다. 이에 전쟁의 명분을 둘러싼 논란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미군 지상군을 투입할 의향이 없다고 단언한 것도 주목할 만한 발언으로 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이날은 투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의 발언은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외신은 미국 전쟁부가 이란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2000억달러(약 300조원)가 넘는 추가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고, 미군이 중동 지역에 수천 명에 달하는 병력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면서 "그들의 해군을 완전히 파괴했고, 지도부를 포함해 파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교가에 따르면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7개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내고 "최근 비무장 상선에 대한 이란의 공격과 석유·가스 시설을 포함한 민간 인프라 타격, 그리고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이란에 대해 즉각적인 위협 중단과 기뢰 부설, 드론과 미사일 공격 중지를 요구했다. 특히 "항행의 자유는 국제법상의 근본 원칙"임을 강조하며 이란의 행위가 전 세계, 특히 취약계층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은 각국의 파병 거부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왔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이수민 기자 / 김유신 기자]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