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의 대체재로 새롭게 도입한 '글로벌 관세'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15%로 세율을 올리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행정부 당국자마다 세율 적용 범위, 적용 여부, 시기 등 '다른 이야기'를 내놓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 15%의 글로벌 관세 세율이 적용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것이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해싯 위원장은 이어 "그것은 현존하는 협상과 현존하는 합의의 상태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15%로의 글로벌 관세 인상 시기 또는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동시에 그것이 한국, 일본, 대만, 유럽연합(EU) 등과 미국 사이의 기존 무역합의 유지 여부와 상호 연계돼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발언이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우리는 현재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부(일부국가)에 대해서는 15%로 오르고, 그러고 나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모든 나라가 15%의 글로벌 관세를 적용받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5%로의 인상을 밝힐 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고 언급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온 당일인 지난 20일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새로운 글로벌 관세 10%를 5개월간 모든 무역 상대국에 적용하겠다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는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에 발효됐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 서명 하루 만인 21일 10%의 관세를 15%로 올리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게시해 "전 세계(Worldwide)"가 '15% 관세'를 적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어 대표는 이를 '일부 국가'라고 한 것이다.
이례적으로 미국 행정부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정 정책 예고 후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지는 정부 당국자 발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새롭게 도입한 관세도 위법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 차원에서 글로벌 관세 인상(10%→15%) 여부와 시기 등을 계속 검토 중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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