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한 아름다움 … 유배지 제주에서 피어난 예술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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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투박한 아름다움 … 유배지 제주에서 피어난 예술의 꽃 제주비엔날레 11월 15일까지20개국 69개팀 돌·신화 재해석전통과 외부의 문화 뒤섞인독창적 예술 작품들의 향연제주도립미술관 등 5곳서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 매경DB 1840년 55세의 추사 김정희는 인생의 정점에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정쟁에 휘말려 목숨만 겨우 건진 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제주로 유배됐다. 중죄인에게 내리는 가장 가혹한 형벌인 '위리안치(탱자나무 울타리에 감금)' 처분이 내려졌다. 이 같은 혹독하고 고독한 유배 생활은 8년이 넘게 이어졌고 이 기간 추사의 예술과 철학은 마침내 완성됐다. 기름기가 완전히 빠진 추사체가 정립됐고 국보 '세한도'가 바로 이때 탄생했다. 기교를 초월해 본질에 도달한 이른바 '불계공졸(不計工拙·정교함과 서투름을 계산하지 않는다)'의 미학이 태동한 것이다. 지난 8월 말 개막한 제5회 제주비엔날레는 바로 추사의 '세한도'에서 찾은 유배 정신과 고졸미(古拙美·서툴고 투박한 데서 나오는 아름다움)'에서 출발한다.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이라는 주제로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원도심 등 5곳에서 열리며 20개국 69개팀이 참여했다. '허끄곡'은 뒤섞고, '모닥치곡'은 합치고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이야홍'은 이야홍타령의 후렴구에서 유래한 말로 제주의 흥을 뜻한다.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문화가 제주의 전통 문화와 섞여 독창적인 문화로 변모하는 과정과 결과물을 추적하는 미술 축제인 셈이다. 피에르 파브르의 '제주 라바'. 이향휘 기자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세한도(영인본)에서 출발해 '유배의 섬' 제주를 조망한다. 제주는 광해군과 송시열·최익현 등 200여 명이 넘는 유배인을 배출한 '유배 1번지'라는 사실이 새롭게 각인된다. 역경 속에서 피어난 예술의 꽃은 변시지와 강요배를 거쳐 이우환 윤형근 서세옥 이응노 이강소 이건용의 작품 세계를 관통한다. 강요배의 신작 '도새기 통시'는 제주 화장실과 돼지 우리가 결합된 돗통시와 그 안에 있는 돼지를 그렸다. 폭포를 그리며 청각을 자극했던 거장의 손끝이 후각마저 뒤흔드는 경지를 보이고 있다. 도립미술관 앞에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파브르의 설치작품 '제주 라바'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9m 높이의 철제 마스트와 카본 링에 매달린 1000여 개의 붉은 띠들이 분출하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을 보여준다. 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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