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비 대상·금액 급증…"적힌 것은 일부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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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4 03:34 수정2026.04.24 03:34

쿠팡 로비 대상·금액 급증…"적힌 것은 일부에 불과"

전자상거래 회사 쿠팡이 지난해 정보유출 사태 발발 이후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정·관계를 상대로 집중적으로 로비활동을 벌이면서 관련 금액과 로비 대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 연방 상원의 로비 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미국 워싱턴 시애틀에 기반을 둔 모회사 쿠팡Inc는 올해 1분기(1∼3월) 로비 자금으로 109만 달러(약 16억원)를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아울러 쿠팡의 의뢰로 로비활동을 벌인 워싱턴DC의 로비업체는 7곳으로 이 중 6곳의 수입 신고액을 합하면 69만5000달러였다. 1곳은 5000달러 미만을 받았다고만 신고했다.

보고서에 나온 로비 대상은 전방위적이었다. 미국 상원과 하원 등 연방 의회뿐 아니라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농무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 기관이 다수 포함됐다. 미국 부통령(Vice President of the U.S.)과 백악관의 대통령 비서실(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EOP)도 로비 대상에 포함돼 있다.

앞서 밴스 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서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총리를 만났을 때 한국에서 쿠팡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김 총리에게 물어보면서 쿠팡 이슈를 직접 언급했다. 당시 밴스 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 정부 사이에 오해를 가져오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이 대화가 공격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으며, 긴장도를 낮추자(de-escalate)고 이야기했다고 김 총리 등은 전했다.

쿠팡 로비 대상·금액 급증…"적힌 것은 일부에 불과"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는 "미국 중소기업, 대기업, 농업 생산자들의 쿠팡 디지털, 소매, 물류 서비스 이용 확대에 관한 논의와 쿠팡의 비지니스 모델 및 혁신을 통해 가능해진 미국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성장에 관한 논의"를 위해 로비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로비 업체들은 '미국의 수출 촉진 및 북미, 아시아, 유럽 국가 간 무역 및 투자 흐름 증대 노력에 관한 논의', '한국·대만·일본·영국·유럽연합 등 동맹국과 미국 간의 경제 및 상업적 관계 강화 노력에 관한 논의' 등을 구체적 로비 목적으로 소개했다.

쿠팡의 로비 금액이 생각보다 적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는 워싱턴DC에서 '로비'로 분류되지 않는 수많은 활동이 이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워싱턴DC의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쓰이는 금액은 로비 금액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면서 "법적 의무가 있는 활동에 대해서는 로비로 분류되지만, 이외의 광범위한 활동에도 많은 금액이 사용되고 있으며 쿠팡도 마찬가지 방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쿠팡은 “다른 외국 기업과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차별적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동일인 지정 이슈가 등장하면서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양국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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