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주가가 홀짝 게임이 돼 버렸다. 결국 미장에 장기 투자가 답이다.”(온라인 토론방)
1만피를 바라보던 코스피가 6500선까지 급락하며 극한의 변동성 장세에 빠지자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고 분산투자가 가능한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9억4771만 달러(약 2조8796억원)다. 이는 지난달 순매수액인 6억 3295만 달러(약 9358억원)보다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코스피가 급등하자 4월과 5월 각각 4억 6893만 달러, 9억 3977만 달러를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로 갈아탔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와 호르무즈 리스크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고점 대비 30%이상 급락하자 공포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웃도는 초집중 구조다. 이에 두 종목의 충격은 시장 전체의 변동성 확대로 곧장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코스피는 이달 들어 13거래일 동안 사이드카가 총 9회(매도 6회·매수 3회) 발동했다. 코스닥도 사이드카가 총 7회(매도 5회·매수2회) 발동할 정도로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또, 환율 영향도 있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560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로 전환해 현재 1470원대까지 내려왔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1470원 선이 달러 저가 매수 수요를 자극하는 심리적 하단이라는 평가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조달된 약 265억달러의 상당 부분이 수개월에 걸쳐 원화로 환전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면서 기업과 투자자들의 선제적 달러 매수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업체는 1500원대 고환율에서도 환율이 하락하면 산다는 전략으로 대응했던 만큼, 현재 수준에서 더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집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다시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거주자 해외주식 투자도 달러 실수요를 유발해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대표지수 상장지수펀드(ETF)로 갈아타는 모양새다.
ETF CHECK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TIGER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 나스닥100’ 각각 1611억원, 986억원 순매수 했다. 이는 전체 ETF 중 개인 순매수 1위와 3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KODEX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도 각각 810억원, 702억원 사면서 개인 순매수 4위와 6위에 올랐다.
증권가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선 여전히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당분간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중동발 리스크와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7배까지 낮아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며,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업종들의 PER도 8.6배로 과거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한 달간 고점 대비 약 25% 급락했다”며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발표와 애플의 중국 반도체 구매 의사 타진, 중국 CXMT의 기업공개(IPO) 흥행, 키미 인공지능(AI) 모델 등장 등 여러 뉴스가 동시에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단기 대응에 내몰리고 고점 우려에 흔들린다. 그러나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따라간다”며 “고점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나 강세장을 끝내는 조건인 이익 모멘텀 둔화와 유동성 긴축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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