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선 돌파후 ‘포모’ 심리 커져
예적금서 이동한 대기자금 늘어
전문가 “증시 변동성 커 주의를”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3년 3개월 만에 최대치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2400억 원 가까이 불어나 급전 마련 수요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코스피 상승세가 멈추지 않자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퍼지며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7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사용 잔액은 40조5029억 원으로 지난달 말(39조7877억 원)보다 7152억 원 늘었다. 전체 잔액이 2023년 1월 말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최대치로 불었다.
마이너스통장은 은행 고객이 필요할 때 정해진 금액 내에서 수시로 돈을 쓰고 갚는 신용대출이다. 신청 절차가 간편하고 쓴 금액, 기간만큼만 이자를 부담하는 방식이라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급전 마련 창구로 꼽힌다.은행들은 이달 들어 영업일 기준으로 3일(4, 6, 7일) 만에 7000억 원이 넘는 마이너스통장이 쓰였다는 데 주목한다. 3일간의 증가 폭을 과거 월간 증가 폭과 비교하면 2023년 10월 말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크다. 하루 평균 2384억 원가량이 빠져나간 셈이다.
은행권에선 이달 첫 3영업일간의 사용액 증가 폭이 이례적으로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시 활황에 올라타려 빚투에 나선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타결되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더 늘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 처음 7,000 선을 넘어선 후 개인들의 포모 심리가 커지며 빚투에 뛰어든 이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 지난달 30일 6,598.87에서 이달 7일 7,490.05로 3영업일간 13.5% 뛰었다. 이어 8일에는 전날보다 0.11% 오른 7,498.00으로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 자금이 저축성 예금에서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이동하고,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의 쏠림도 심화되는 추세”라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 흐름의 구조적인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한 빚투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도 있지만 변동성이 크다 보니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상승세가 꺾일 경우 대출로 인해 손실 폭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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