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떨어졌네요, 커피 가격 깎아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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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에서 증시 정보를 사업에 활용하는 '스마트 사장님'들이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거나 증시 하락·상승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지는 등 재미를 더한 이색 아이디어에 고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는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웍스프레소는 직전 주 코스피 종가를 한 주간 커피 가격으로 정하고 있는데, 최근 코스피가 2400~2500선에 머물면서 이번주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2490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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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연동 마케팅 이색가게
코스피에 음료 가격 연동하고
증시 내리면 소주 무제한 제공
"주식 떨어져도 즐거워" 호평

직전 주 코스피 종가가 커피 가격으로 책정되는 서울 선릉역 카페 모습.  차창희 기자

직전 주 코스피 종가가 커피 가격으로 책정되는 서울 선릉역 카페 모습. 차창희 기자

"쇼유라멘 가격 주가 연동제 실시!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 종가만큼 할인해드립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라멘 가게 '돈우라멘'을 방문한 김영주 씨(34)는 18일 기준 정가가 1만원인 쇼유라멘을 7600원에 결제했다. 직전 주 코스피 종가(2494.46)를 십의 자리에서 내림한 만큼 음식 가격을 할인해주는 가게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 가게 앞에 붙은 할인 이벤트 소개문은 주식 투자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김씨는 "한국 증시가 오를수록 라멘 값이 저렴해지는 구조니 '국장'이 잘됐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증시 정보를 사업에 활용하는 '스마트 사장님'들이 요식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거나 증시 하락·상승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지는 등 재미를 더한 이색 아이디어에 고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돈우라멘을 운영하는 미국인 프레스톤 그웍 씨(43)는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데 이를 사업에 접목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고객에게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명목"이라고 밝혔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이전에는 다른 라멘 종류가 매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벤트 이후 할인 품목인 쇼유라멘 매출이 공동 1위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그웍 씨는 "코스피가 3000선에 도달하면 기쁜 마음으로 이 이벤트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를 커피 가격에 연동한 카페도 등장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 '웍스프레소'는 직전 주 코스피 종가를 한 주간 커피 가격으로 정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2400~2500선에 머물면서 이번주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2490원으로 결정됐다. 인근 카페의 커피 물가를 고려하면 30~40% 저렴한 수준이다. 카페를 찾은 한 고객은 "이곳 커피를 4000원에 먹어보는 게 꿈"이라면서 "주식이 오른 고객도 좋고 사장은 매출이 오르니 좋지 않겠나"라며 웃어 보였다.

이용현 웍스프레소 대표는 2012년 카페를 개점할 당시 재미로 시작했던 이벤트를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재미를 더한 콘셉트에 단골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고객이 사장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증시가 하락하면 매출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면서도 "오히려 증시가 안 좋으면 단골들이 자주 찾아와준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생겼다. 5년째 이곳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박준영 씨는 "주식을 안 하는 손님도 가격 등락에 대해 흥미롭게 얘기해 스몰토크 주제로 적합하다"며 "경제 이슈를 주제로 손님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직장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한우 고깃집 '소울한우'도 증시 정보를 사업에 접목했다. 이곳은 당일 코스피가 하락하면 소주를 무제한으로, 상승하면 샴페인을 한 병 무료로 제공한다. 가게 인근에서 일하는 '증권맨'들이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다. 한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하락하든 상승하든 추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올 때마다 행복한 곳"이라고 말했다.

송기섭 소울한우 대표(45)는 "2년 반 전 사업을 시작할 당시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주식 이벤트를 생각하게 됐다"며 "이벤트로 나가는 술값만 한 달에 700만원에 달하지만 고객 반응이 너무 좋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향후 비트코인이나 미국 증시를 고려한 새로운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며 눈을 빛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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