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외식업 활력 넣고, 폐교 위기 시골학교 살리고…'착한 예능'은 내 사명"[만났습니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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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시리즈를 통해 유통·외식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예능 프로그램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윤현준 스튜디오 슬램 대표가 ‘방과후 태리쌤’(태리쌤)으로 돌아왔다. 배우 김태리가 작은 시골 학교에서 연극을 가르치는 콘셉트로, 학생 수 감소에 신음하던 시골 학교들이 특성화교육으로 부활한 사례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윤 대표를 만나 콘텐츠 제작 철학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흑백요리사2’·‘싱어게인’ 제작사 스튜디오 슬램 윤현준 대표 인터뷰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좋은 예능 프로그램은 단순히 흥행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그렇다 보니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더 의미있게 제작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윤현준 스튜디오 슬램 대표가 밝힌 프로그램 제작 철학이다. 그가 최근 선보인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시즌2’는 종영한 지 두 달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편의점·호텔 등에선 출연 셰프들과 활발하게 협업하는 등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전세계적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도 날로 확산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태리쌤’은 배우 김태리가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여 있는 지방 마을의 폐교 위기 학교를 찾아 방과 후 수업을 맡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영 초기부터 큰 화제를 모으며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등 국가적 위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계에선 이런 윤 대표를 두고 ‘트렌드 주도형 제작자’라고 평가한다. 트롯 경연 시대에 ‘싱어게인’으로, ‘먹방’, ‘쿡방’이 한물갔다는 얘기가 나올 때 ‘흑백요리사’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잘 되는 시장의 파이를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사각지대의 아이템을 찾아 색다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윤 대표만의 ‘성공 방정식’이다.

이는 ‘다름을 존중하고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들의 공간’이라는 스튜디오 슬램의 슬로건과도 맞닿아 있다. 윤 대표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의미 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새 예능 ‘태리쌤’이 폐교 위기의 학교를 찾는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일차적으로 재미와 흥행을 고려해야 하지만,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고민 끝에 내놓은 프로그램이 ‘태리쌤’이다. 흑백요리사가 한식에 대한 관심을 유발했던 것처럼, 이 프로그램도 흥행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가 뭔가?

△‘태리쌤’은 지방소멸 시대에 폐교되는 학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지방 소멸, 폐교 등 큰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이슈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작은 관심을 갖게 하는 기폭제가 된다면 정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 수업 주제를 연극으로 잡았나.

△연극은 자신의 감정을 배우고, 협동심과 배려심을 배우는 과정이다. 비록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연기자가 아니라 해도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극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이다. 계속 시청하다 보면 폐교 위기에 처한 시골 학교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전작인 ‘흑백요리사2’가 큰 성공을 거뒀다. 비결을 얘기한다면?

△보존과 개선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결과라고 본다. 시즌 1에서 시청자 반응이 좋았던 것들은 크게 손 되지 않고, ‘히든 백수저’ 등 새로운 장치를 더했다. 제작자는 늘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했던 지점을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았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균형이 통했던 것 같다.

-‘흑백요리사’는 해외에 한식을 알린 효과도 상당했는데.

△시즌 1이 전세계적으로 관심받는 것을 봤기에 시즌 2를 한식을 알리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큰 사명감으로 제작했다. 지역 식재료 미션을 늘리고, 한식 셰프를 다수 섭외했다.

-흑백요리사가 외식업계를 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파장을 예상했나.

△처음부터 단순히 재미만을 목표로 만든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외식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익히 알고 있었고, 실력 있는 셰프를 대중에 보여주고 싶었다. 다만 의도에 갇히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는 ‘재미’에 집중했다.

-시즌 3에 대한 관심도 크다.

△시즌 3는 식당전쟁이다. 말 그대로 자신들의 식당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콘셉트여서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시즌 1, 2의 큰 흥행으로 부담이 크지만, 이번엔 다른 판을 깔아보고 싶었다. 제작진도 과연 어떤 맛의 ‘흑백요리사’가 탄생할 지 궁금하다. 멋진 판을 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기대해달라.(웃음)

-다양한 장르에서 연이어 성공적인 작품을 내놓고 있다. 비결이 뭔가.

△스튜디오 슬램의 슬로건은 ‘다름을 존중하고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들의 공간’이다. ‘다름’을 추구하는 만큼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한다. 어디서 본 것 같은 기획은 절대 추진하지 않는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르게 기획하고, 모두가 합심해 만들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경험과 신선함 모두 존중한다.

-콘텐츠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제작사들이 어떻게 활로를 찾아야 할까.

△왕도는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쉬운 길을 찾기보다 잘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리쌤’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기획안이었다.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미 있는 예능이라면 출연하겠다던 김태리 배우와 연이 닿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기획안을 만들었다고 해서 무리해서 강행하기 보다는, 시기를 보고 때를 기다려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 대표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97년 KBS 입사 △2011년 JTBC 이적 △2014년 ‘크라임씬’ 제작 △2015년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제작 △2016년 ‘한끼줍쇼’ 제작 △2020년 스튜디오 슬램 설립 △2020년 ‘싱어게인’ 제작 △2024년 ‘흑백요리사’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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