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정부가 올 하반기 개최 예정인 그룹 방탄소년단의 공연장 대관을 불허하자, 현지 팬들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항의 집회를 벌였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수천명의 팬클럽 ‘아미’(팬덤명)가 칠레 산티아고 도심에 모여 ‘BTS를 국립경기장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대통령궁 모네다 궁전 인근까지 이동했으며 참가자 다수는 그룹을 상징하는 보라색 의상을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가자는 스페인 EFE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화가 나 있다”며 “사랑하는 아티스트를 만날 기회를 잃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칠레 국립경기장 사용 승인 기관인 국립스포츠연구소(IND)가 10월 예정돼 있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3회 공연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IND는 360도 무대 설치로 인한 잔디 훼손 가능성과 향후 스포츠 일정에 미칠 영향을 이유로 들며 “순수한 기술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약 600톤 규모의 무대 하중이 경기장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칠레 정부 또한 공연 기획사 DG 메디오스가 경기장 사용 승인 이전에 티켓을 판매한 점도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팬들과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부 야권 인사들은 대형 문화 행사 운영 과정에 대한 정부의 조율 능력 부족을 지적하며 관련 정보 공개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들의 시위가 지속되자 국립체육원은 5일 “행사 주최 측이 제출한 새로운 제안이 현행 규정을 준수함에 따라 경기장의 적절한 사용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10월 콜롬비아 보고타,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브라질 상파울루 등에서 월드투어 ‘아리랑’의 남미 공연을 개최한다. 그중에서 산티아고의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공연은 K팝 아티스트 사상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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