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측근 워싱턴에 파견
차기 안보보좌관 등 접촉시도
日과 인연 루비오 상원의원 등
장관 지명자와 관계맺기 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취임전 면담이 불발된 가운데, 일본이 미국과 정상간 관계 보완을 위한 인맥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측근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안보 보좌관을 20~24일 일정으로 워싱턴에 파견했다. 트럼프 당선자 캠프 안보팀과 면담할 예정으로, 차기 안보보좌관 지명자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관계자와도 만날 가능성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나가시마 보좌관이 미국 정부 관계자 및 연방의원들과 미일관계 및 지역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왈츠 하원의원은 미일재단의 양국간 차세대 인재 교류 단체 프로그램 ‘미일 리더십 프로그램’ 펠로우 이기도 하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과 만나 미일 관계 구축은 물론,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정상회담 개최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남미에서 개최된 정상회의를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이에 미국 차기 행정부 장관 지명자들과 관계 맺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특히 일본 외무성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루비오 지명자는 2014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담당으로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당시 총리를 예방했다. 아베 전 총리 주변 인물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 있던 요인에게도 기대하고 있다. 주일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그중 한명으로, 자민당 오노데라 이쓰노리 정조 회장은 지난 10일 그에 대해 “미일 간 파이프 역할이 돼 줄것” 이라며 기대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주미 일본대사관은 이미 미국 대통령 선거 때부터 일본과 관련된 인맥을 찾아내는 데 힘을 쏟았으며 이시바 정권은 인재를 총동원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지난 7일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처음 통화했을 때는 아베 정권에서 총리 통역을 맡으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리틀 프라임 미니스터(little prime minister·작은 총리)’로 불렸던 다카오 스나오 일미지위협정실장이 동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회동했고, 이를 계기로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일본 정부는 이 성공 경험을 토대로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조기 회동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취임 전 회담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일본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 간부는 “8년 전 ‘트럼프 타워’에 혼자 있던 트럼프와 지금은 다르다”면서 “측근을 중심으로 팀으로 움직이고 있어 본인에게 직접 접촉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