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부터 거침없는 '입'…트럼프 한마디에 주가 널뛰기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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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사면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사면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 가운데 첫날부터 그의 발언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의 미 백악관 업무 첫날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공식화하고, 전기차를 우대하던 보조금 폐지 검토를 지시하자 관련주 주가가 일제히 널뛰기 하고 있다.

2차전지·친환경 '날벼락'

21일 오전 11시30분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5.4%), POSCO홀딩스(-4.98%), 포스코퓨처엠(-10.33%), 에코프로머티(-8.42%), 엘앤에프(-6.86%), LG화학(-5.54%), 삼성SDI(-5.34%), SK이노베이션(-4.64%), 에코프로비엠(-10.43%), 에코프로(-7.11%), 엔켐(-8.58%)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친환경 관련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탄소 포집 관련주인 그린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8.85% 급락세다. 한화솔루션은 7.02% 떨어지고 있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4.09%, SK오션플랜트는 7.21%씩 주저앉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저탄소,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녹색 산업은 힘을 얻지 못하리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랍에 남긴 편지를 들고 있다. /사진=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랍에 남긴 편지를 들고 있다. /사진=EPA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배출가스 규제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포함된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또 지지자들 앞에서 파리기후협정 재탈퇴를 비롯해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를 무효화하는 78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이날 행정명령 서명 전 연설에서 파리 기후협약을 두고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강도질"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마음껏 오염을 배출하는 동안 미국 기업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재임 때도 협약에서 탈퇴한 바 있다. 2019년 11월 유엔에 협약 탈퇴를 통보했고 이듬해 공식적으로 탈퇴 처리가 완료됐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후 2021년 1월 협약에 재가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에너지 비상 사태'를 선포해 석유·가스 시추를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행정명령 서명 직후 아레나를 떠난 그는 백악관으로 돌아가 나머지 행정명령에 서명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100여 건에 달하는 행정명령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주 줄줄이 신고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REUTERS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REUTERS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들은 이날 취임과 함께 일제히 신고가로 뛰었다.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이날 개장 이후 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1년 내 최고가에 도달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 시각 현재 전일 대비 2.46% 오른 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각각 2.52%와 4.25%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밖에 HD현대미포(10.6%), HD현대중공업(4.54%), HD현대마린엔진(3.3%), 세진중공업(3.28%) 등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주산업 활성화도 암시하면서 국내 우주항공 관련들도 동반 급등했다.

이 시각 현재 초소형 인공위성 개발 기업 루미르는 전 거래일 대비 7.4% 오른 1만16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발사체용 특수금속 원소재 공급 기업 에이치브이엠도 4.39% 강세다. AP위성(5.39%), LK삼양(3.28%), 컨텍(5.38%), 쎄트렉아이(3.94%) 등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부(富)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expand)하고 도시를 건설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선으로 성조기를 들 것"이며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등 별을 향해 우리의 '매니페스트 데스티니(manifest destiny·명백한 운명을 의미하는 미국의 영토확장 관련 표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우주항공 산업 육성을 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점진적으로 우주 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주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이날 모두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을 각각 창립해 우주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보편관세는 '속도조절'

캐나다 앨버타 인근에 있는 오일펌프 /사진=REUTERS

캐나다 앨버타 인근에 있는 오일펌프 /사진=REUTERS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세계 주요국가들이 가장 우려했던 보편 관세는 일단 속도 조절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다음달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와 마약의 국내유입을 계속 허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북미 이웃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2월1일에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마약, 이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취임 즉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계획보다는 약 일주일간 유예된 것이다.

무역파트너국에 일괄적으로 10~20%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는 여전히 고려 중이나,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편 관세를 여전히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아직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들이 들어와 우리의 부를 훔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실행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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