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트럼프 행정부 5대 실수…첫 번째는 관세"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부정적 여론을 키운 행정부의 "5가지 최대 실수"를 꼽았다.

더힐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트럼프 행정부를 평가하는 기사에서 관세 정책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기용, 이민자 추방 정책, 문화전쟁, 우크라이나 비판 등 5가지를 주요 실책으로 지목했다.

가장 심각한 정치적 실수는 지난 2일 세계 수십 개 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에 금융 시장의 각종 자산 가치가 폭락했고 일부 상대국은 보복 관세 계획을 발표했다. 소매업체들은 수입품 가격 인상이나 공급 부족을 경고했고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 23일 발표된 폭스 뉴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관세 정책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긍정적인 의견은 33%에 불과했다.

더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에게 정치 권력을 부여한 것은 매우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비평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트럼프 진영 내에서도 분열을 일으키는 인물"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숀 더피 교통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충돌해 왔다"고 꼬집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을 과도하게 밀어붙이는 정책도 미국 사회 전반에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폭스 뉴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국경 보안을 강화한 것에는 55%가 찬성했지만, 이민 정책(찬성 47%, 반대 48%)과 추방(찬성 45%, 반대 49%)은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를 비롯해 주요 대학들을 공격하며 문화전쟁을 일으킨 것도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힐은 "트럼프가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한다는 우려가 극에 달했다"고 날을 세웠다. 외교 정책도 인기가 낮은 분야다. 최근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쳤고 반대는 56%에 달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백악관 집무실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앉혀 놓고 심하게 질책했을 때가 외교 분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주목받은 순간이라며 "이는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