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지 않다’는 느낌 자연스러워”…인간 내면을 노래하는 윌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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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한 사람의 삶을 구할 수 있다고 믿어요.”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윌 하이드(26‧사진)의 음악은 독특하다. 서정적인 기타 연주와 어울리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 탓에 얼핏 들으면 평범한 사랑 노래 같다. 그러나 가사를 곱씹어 보면 슬픔이나 불안, 의심 등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인간 내면의 감정을 건드리는 노래가 많다.

하이드는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호주 출신 아티스트 중 하나다. 2021년 그룹 스트레이 키즈 방찬이 ‘미스핏(Misfit)’을 팬들에게 추천하면서 화제가 됐다.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한 하이드는 “세상에 내가 속하지 못한 느낌을 받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며 “이 노래가 한국에서 알려진 덕에 많은 기회를 얻게 됐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7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트립(Have a Nice Trip)’에 출연해 한국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올 2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호주 일렉트로닉 듀오 시드(SYDE) 출신인 그는 호주 인디 뮤지션의 등용문인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triple j Unearthed)’에 노래를 올리면서 이름을 알렸다. 2020년 미니음반 ‘위드 유 마인드(with u mind)’로 솔로 데뷔한 뒤 1억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정신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꾸준히 표현해 왔다.

“17, 18살 때 (호주에서) 스타디움 공연도 했고, 골드 레코드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순간 전혀 행복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텅 빈 느낌이었죠.”

방황하던 그는 고민 끝에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면에 대해 노래하기로 마음 먹었다. 감정적으로 불안할 시기 ‘웬 유 니드 미(When You Need Me)’, ‘퍽드 업(Fucked Up)’ 같은 노래를 만들었다. 현재는 ‘리얼리 멘탈(Really Mental)’이라는 정신 건강 토크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때론 인간의 부정적 감정을 주제로 한 노래를 쓰면서 사람들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괜찮은 거라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길 바래요. 완벽한 이미지가 강조되는 세상에서, ‘나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는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늘리면서 음악 스타일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 2월 한국 가수 윤마치, 태국 밴드 YENTED와 함께 작업한 ‘dream. (좋은 분위기)’엔 한국어, 영어, 태국어가 모두 담겨 있다. 그는 “윤마치는 정말로 재능 있고 훌륭한 아티스트”라며 “곡에 그녀의 목소리가 완벽하게 맞아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달 4일에는 한국 프로듀서인 드레스(Dress) 등과 함께 작업한 ‘아이즈 오프 유(eyes off u)’를 발매한다. 그는 “K팝 아티스트들은 디테일을 중요시하고, 전체적인 창의적 비전을 세심하게 만들어 간다”며 “미국 또는 유럽 아티스트들과는 또 다른 방식이라 작업이 신선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하이드는 올해도 한국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 공연을 너무나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미뤄져서 아쉬워요.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을 계획 중이에요. 한국 팬분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건 절 항상 행복하게 만들거든요.”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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