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 수정(임신) 된 사람, 살 안찔 가능성 높다

1 week ago 8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만약 당신이 신진대사가 활발해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라면 부모의 ‘탁월한 선택’ 덕일 가능성이 높다.

수정(임신) 된 계절이 그 사람의 대사 건강과 체지방 저장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추운 계절에 수정된 사람은 더운 시기에 수정된 사람보다 갈색지방조직(brown adipose tissue) 활동이 더욱 활발해 에너지 소비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시기는 상관이 없었다. 엄마가 임신을 한 계절만 변수가 됐다.

우리 몸에는 단순히 지방을 저장하는 백색지방조직과 달리 지방을 태워 열을 내는 갈색지방조직이 소량 존재한다. 갈색지방조직은 추운 환경에서 에너지를 연소해 체온을 유지하며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너지 소비 기관이다.

갈색지방조직의 활성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비만, 당뇨병,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낮다는 연구 사례가 있다.

연구 결과 추운 계절에 수정된 이들은 갈색지방조직 활성화 정도가 높아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고, 체질량지수(BMI)가 낮으며 내장지방 축적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더 나은 대사 건강을 의미한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들은 갈색지방조직 활동이 부족해 열 생성(thermogenesis)으로 소모하는 칼로리가 적은 경우가 많다.

의학 저널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8일(한국시각) 발표한 이번 연구는 일본 도호쿠 대학교가 주도하고 도쿄 대학교, 홋카이도 대학교, 도쿄 의과대학 등이 참여했다.

논문에서 캡처.

논문에서 캡처.

연구진은 18~29세의 건강한 젊은 남성 35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여성과 다양한 연령대(20~78세)의 참가자 286명을 새롭게 모집해 두 번째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에도 추운 계절 임신과 갈색지방조직 활성화 사이에 상당히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 했다. BMI, 내장지방 부피, 허리둘레 감소와 연결됐다.갈색지방조직 활성은 1월 1일~4월 15일과 10월 17일~12월 31일 사이에 북반구에서 수정된 사람들에게서 현저히 더 높았다. 반면 따뜻한 기간인 4월 16일~10월 16일 사이 수정된 이들은 갈색지방조직 활성이 낮았다.

수치적으로 보면, 추운 계절에 수정된 사람들은 갈색지방조직 활성화 가능성이 3.2% 더 높았다. 반면 더운 계절에 수정된 이들은 활성 갈색지방조직 활성이 부족할 확률이 더 컸다.

BMI 자체는 수정된 계절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었으나, 갈색지방조직 활동이 다른 대사적 결과를 주도한 결과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태어난 날 즉, 생일과 대사 건강 사이에는 의미 있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추운 날씨가 남성 정자나 여성 난자의 유전적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두 생식 세포가 만나 수정될 때 자손에게 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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