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명 아니지만 이재명 당대표 시절 가장 신뢰
운동권 스타에서 야인 시절까지 ‘정치적 역경’ 공감대
李 체포안 표결 때 “가결은 당의 자해” 목청 높이기도
● 李 “김민석, 내각과 국민 사이 잇는 조정자 역할”
이 대통령은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임 김 총리 지명자를 비롯한 주요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김민석 의원은 국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이 매우 깊은 분”이라며 “당과 국회에서 정책과 전략을 이끌고 국민 목소리에 실천으로 응답한 정치인”이라고 했다. 이어 “국제적 감각과 통합 정치력을 함께 갖춘 인사로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 극복과 민생위기 회복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김 의원이 내각과 국회, 국민 사이를 잇는 조정자로서 새정부의 통합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 지명자는 12·3 비상계엄 이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이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보고했으며, 최근 집권을 전제로 한 내각 추천 및 인선 과정에도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은 원조 친명계 의원은 아니지만 이재명 당대표 시절부터 정책위의장, 총선 종합상황실장, 수석최고위원을 맡으면서 대통령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은 인물”이라고 했다.
● “李 정치적 고난 때마다 앞장서 방어”김 지명자는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을 지낸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학생운동의 대표주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0년 발탁해 정치에 입문해 ‘김대중의 정치적 양자’로도 불렸다. 1996년 32세의 나이에 15대 총선에 당선돼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지만 2002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한 후 노무현-정몽준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정몽준 후보 측에 서면서 정치적 고난을 겪었다. 21대 총선에서 다시 국회에 복귀하기까지 18년이 걸렸다.실제로 김 지명자는 2023년 이 대통령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체포안이 가결되면 당의 자해적 혼란을 낳을 것”이라고 하는 등 이 대통령을 적극 엄호해 왔다. 대선 과정에서는 당 정강정책 연설자로 나서 “김대중과 이재명의 삶이 겹쳐 보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도 김 지명자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표시해 왔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 지명자의 득표율이 저조하게 나오자 “김민석 표가 왜 이리 안 나오느냐”고 공개 지원에 나섰다. 김 지명자가 수석최고위원에 선출되자 여러 차례 “우리 수석최고위원”이라고 부르면서 신뢰를 드러냈다.
김 지명자는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인준을 통과하면 정식 총리로 임명된다. 다만 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국회 통과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국회법상 국무위원은 국회의원 겸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김 지명자는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61) △서울대 사회학과 △김대중 대통령 총재 비서실장 △민주연구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집권플랜본부장 △15·16·21·22대 국회의원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