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칼 뺐다”…트럼프, 무역협정 재검토·전기차 보조금 폐지 무더기 서명

18 hours ag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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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다양한 행정명령을 통해 한국 경제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무역 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지시하며, 기존 무역협정의 재검토 및 관세 조치를 통하여 무역적자를 교정할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 폐지 및 국가 비상사태 선언 등 에너지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사하며, 자신의 정책 방향을 강력히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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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국경·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바이든 정부 78개 행정조치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한국 경제에 ‘폭풍’을 일으킬 만한 의제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자신이 시행할 행정명령에 대해 밝힌 뒤 ‘캐피털원 아레나’와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된 문서에 관세가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무역 전반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라는 지시와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취임사에서 “무역 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즉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각서에 서명했다. 이 각서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미국이 체결한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고 적절한 개정을 권고하라는 지시가 담겼다. 구체적인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무부에 무역적자 원인과 그로 인한 경제·국가 안보 위험을 조사하고, 무역적자를 교정하기 위한 관세 등 조치를 권고하는 내용도 각서에 담겼다. 또 트럼프 1기 때 타결한 미·중 무역합의를 중국이 이행하고 있는지 평가해 관세 부과 등 적절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고,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미국 노동자, 농민, 축산업자 등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미국의 협정 참여와 관련한 권고를 하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령관 무도회(Commander in Chief Ball)’에서 의장용 군도로 축하 케이크를 자르기 전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도회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J D 밴스 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령관 무도회(Commander in Chief Ball)’에서 의장용 군도로 축하 케이크를 자르기 전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도회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J D 밴스 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 에너지의 해방’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는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명시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자에 제공한 세액공제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과 에너지에 대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도 내렸다. 그는 취임사에서 “첫 번째로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을 즉시 중단하고, 범죄자 수백만 명을 그들이 온 곳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멕시코 잔류(Remain in Mexico·망명 신청자들의 멕시코 체류 정책)’를 복원하고,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불법이민자 법원 출석 동의 시 석방 제도)’ 제도를 끝내겠다”며 “미국에 대한 재앙적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남부 국경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서명한 명령에 따라 (마약 등 범죄) 카르텔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외국인 범죄조직과 네트워크를 제거하기 위해 연방·주의 법 집행기관이 막강한 권한을 사용하도록 정부에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링컨 전 대통령의 성경책과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받은 성경책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링컨 전 대통령의 성경책과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받은 성경책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늘 나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도 선포할 것”이라며 “우리는 화석연료를 시추하고 다시 한번 제조업 국가가 될 것이다.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전략비축유를 다시 채우고, 미국산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부유한 나라가 될 것이고, 발밑에 있는 ‘액체 금(liquid gold·화석연료를 의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든 정부가 시행했던 78개 행정 조치를 중단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군대 등 필수 분야를 제외한 연방정부의 고용 동결, 연방 공무원들의 사무실 출근 근무 등과 관련한 행정명령·각서에도 서명했다. 또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지하고, 1·6 의회 난동 사태로 유죄 판결을 받은 트럼프 지지자들에 대한 사면 조치도 단행했다.

이 밖에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를 통제하기 전까지 정부기관의 규제 발표 중단,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 방지, 이전 행정부의 정적들에 대한 ‘정부 무기화’ 중단에 대한 내용에도 서명했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을 축하하는 미국 정치의 전통이 8년 만에 재현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자리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면전에서 비난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년 간 급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이 시민들로부터 권력과 부를 빼앗아갔고, 우리 사회의 기둥은 부러졌다”며 “국내 단순한 위기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를 가졌고, 동시에 해외에서 계속되는 재앙적 사건에 휘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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